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늘 좀 어색하다.
돌아온 공간도, 걸린 시간도 익숙한데,
밀어냈던 시공간을 제자리에 끼워 맞추는 일은,
서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날 때 등 위에 올려 놓은 나를 다 비워낼 필요도,
돌아올 때 등 뒤에 내려 놓은 나를 다 챙겨올 필요도 없다.
죽음의 여행길이 아니면,
시간을 이어야 하고, 공간을 좁혀야 한다.
낯선 여백,
그 자리에 바람을 들이고,
삶을 잠깐 헹구는 것이 여행이다.
돌아와 되살라고,
여행이다.
길을 떠나 나그네로 다니다가,
오던 길 되돌아와
다시 접붙이라고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