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사.알아. 있니? 엄마. 아직. 안 죽었다."

by 하니오웰
다운로드 (2).jpeg



조각잠이 잦아도, 너무 잦다.


아기는 까무룩 잠들었다가도

내 작은 숨소리, 더딘 기척 하나에도 자지러진다.


제 삯 아닌, 팔 삯 몫 치르느라

골고루 더딘 오장육부에,


볕든 날부터 저주 받은 외탁의 불면이

작은 몸에 옴팡지게 박혀 있어,


평생 시린 눈 치켜 달고 살아가리라 생각하니

숨이 턱 막힌다.


내 몸 함부로 돌린 적 없으니,

시애미년 말대로 잡핏줄 벤 잡씨겠고.


칼끝처럼 팽팽한 기질 틀림 없으니, 내 씨임이 분명하다.


의사는 내 새끼 살펴주느라 짧은 바늘로 찔렀지만

불쌍한 팔삭이, 제 성질 제 울음 남 못주고, 자진모리 휘모리가 제대로다.


대문을 열었더니 기척이 싸하다.

오소리 애미 기운만은 아니다.


"애비야, 나 민 년이다. 지 피에 손 씻으러 왔다"


주먹이 날아든다. 왼갓 잡주먹이 날아든다.

이 주먹으로 맞아, 불그죽죽

저 주먹으로 맞으면, 푸르죽죽


뱀 같은 시어미, 허연 뻐드렁니 내밀고 좋다고 웃는다.

갈 곳 잃은 지 핏덩이, 옆에서 자지러지든 말든

제 분과 신에 겨워 한낱 춤판 벌인다.


"내 새끼 잘 한다잉. 밟아라 찢어라, 두 동강 내뿌려라잉~"


"니가 시방 내 엄니를 쳐 밀었냐? 칼로 위협까지 참말로 해부렸냐잉?"


저 눈, 나왔다.

흰 자위가 박자 다 놓치고 춤 추는 시간


그럴 땐, 몸도 마음도 비운다.

시간도 맞는 시간.

역사란 저 주먹과 내 몸의 끝없는 대화이다.


한바탕 주먹 춤을 추고 난 오소리 장남이 코를 고른다.

그대로 곯아 떨어진다.


"아가.. 사..알아.. 있니? 엄마.. 아직... 안 죽었다."


내 새끼 울다 지쳐,

허연 눈동자 치뜨고 누렇게 식어 있다.

이전 10화쿵 쿵! 쾅 쾅!(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