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고르면서, 마음은 왜 다 받으려 하는가?

by 하니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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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상 am 5.5


- 마늘과 딸이 장인 어른 뵙고 온다고 상주에 내려갔다.

혼자 집에 있으니 정말 좋다.


연휴 마지막 날이다.

참 속절 없는 게 시간이다.


시간은 언제나 나를 앞질러 간다.

늘 눈 앞에 있긴 하다.

잡을 순 없고, 쥘 수도 없다.


앞질러 있지만, 떠나진 않는다.

시간의 무례한 공평함이다.


2. 독서('표현의 기술', 유시민)


p.81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입니다. 혼자 태어나고 혼자 죽는, 단독자입니다. 단독자의 삶은 고독합니다.

어떤 말, 어떤 글, 어떤 행동으로도 둘 이상의 단독자가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하면서 교감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알고 지내는 사람 열 가운데 단 하나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인생이 외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타인에 대한 기대 수준을 바닥으로 내리는 것을 현명한 처세술로 여깁니다.

어느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니 환갑을 막 넘겼다는 분이 묻더군요.

타인에 대한 기대 수준을 바닥으로 내리고 살자는 말에 공감하는데, 남편과 아들딸도 그렇게 대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가족을 남처럼 대하면 안 되겠죠?

하지만 저는 가족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특별한 기대를 하면 특별히 실망하거나 특별히 서운해 할 일이 많아집니다.

가족은 보통 남보다 서로 더 잘해 주지요?

기대 수준을 남을 대할 때처럼 낮추면 서로 조금만 잘해도 기뻐하고 고마워하게 됩니다.

서로 감사하는 마음이 크면 관계가 더 돈독해지지 않겠습니까?'


T : 누구나 생에 툭, 떨어지는 거다.

만약 우리가 태어날 때 왕복권을 받는다면 우리는 더 행복할까?

생의 저편으로 돌아갈 표까지 쥐고 있다면 우리는 과연 더 열심일까?


남에 대한 기대 수준을 바닥으로 내리고,

나에 대한 기대 수준을 그보다 조금 더 높이만 둔다면,

우리는 가끔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물건은 한껏 골라 사면서,

마음은 왜 덥석 다 받으려 하는가.

적당한 것만 추려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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