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과 멍 사이,
창문 틈으로 비집고 들어온 햇빛 따라
아가가 내 얼굴을 더듬는다.
'으므~ , 음마~, 마마~'
옆자리에 고스란히 누워 있는 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끝이 없다.
얼마나 오래 곁을 지켰을까.
동생이 태어난 후,
그림자의 그림자를 자처한 큰 아이는
언제나처럼 구석에 웅크려 있다.
누구에게 더 무서운 밤이었을까.
언제부터 저렇게 둥글려 있었을까.
"석아 배고프니?"
힘없던 얼굴이 반짝인다.
배시시 고개를 끄덕인다.
일어나려는데 온 마디가 지끈.
그래도 이 악물고 일어난다.
무려 두 새끼다.
얼마나 포만한 공포로 배를 곯았을까.
참담하게 무자비한 바닥을 넘어 냉장고 문을 연다.
계란이 있다.
두 알을 푹 삶아 노른자만 으깨어 온기가 식기 전에 찬 밥에 비빈다.
미역국이라면 환장하는지라 국물 두 숟갈을 얹어줬더니 삽시간이다.
식탐대마왕 오웰이 씩씩댄다.
방금 전 내 얼굴을 쓰다듬던 보드람 냥이는 어디로 갔나.
다리를 세차게 긁는다.
보름 만의 남편이 부지런히, 빠짐없이 다녀갔나 보다.
아이들이 스치는 자리마다 욱신거린다.
유세차,
젖을 내어주니 세차다.
들끓는 욕망이 나를 삼킨다.
이토록 세찬 생 앞에
나는 어미를 지킨다.
어찌 이 요망진 입들을 끊고 갈 길 가겠는가?
정 없던 내 어미에게 감사하다.
무정이 나를 할퀴었고,
무정이 나를 살렸다.
다정했다면, 살가웠다면,
도망쳤겠지.
오소리가 씨부린 대로.
정욕 덩어리 년이었다면,
새 품 찾아 진즉 이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