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 아이는 언제쯤 웃게 될까요?”

by 하니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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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난 지 열한 달이 지났다.

영아 정기검진 날이다.


“어머님, 잠깐 이리 와보시겠습니까.”
의사는 아기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다리는 뻣뻣하니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보이시죠? 발목도 펴져야 하는데,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의사는 아가의 허벅지와 등을 손끝으로 눌러본다.
“등 근육, 허벅지 다 그렇습니다. 돌덩이 같아요. 이 정도면 신경 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팔삭둥이라도 지금쯤 목을 좀 가누고, 엎드려 팔로 상체를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그게 전혀 안 됩니다. 근경직도가 너무 높아요. 혼자 서거나 걷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진료실의 공기가 빽빽하다.
형광등은 시뻘건 은빛으로 빛난다.

의사의 목소리가 다시 붉게 퍼진다.
"어쩌면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될 겁니다."


나는 한참을 달싹인다.

부풀어 쪼그라든다.

삼킨 말들을 목구녕에 욱여넣다가 숨이 터진다.


"다 좋다 이거에요. 뻣뻣할 수 있고, 딱딱할 수 있죠.

그런데 평생이요? 선생님, 평생 살아보셨어요? 생이 죽음보다 그리 쉽던가요?

"..."

"생의 선을 너무 쉽게 그으시는 것 아닙니까?

저번엔 우리 아이가 일주일 안에 죽을 것 같다고 하셨죠?"

의사는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차트대로 말씀드리는 거에요. 의사는 최악을 말씀드려야 합니다."


"마음을 다투자는 건 아니에요. 맞는 말일지라도, 다 식을 온기라도. 그냥 섭섭해서 그래요."


"가능성을 말씀드리는 거에요."


“그럼... 이 아이는 언제쯤 웃게 될까요?”

의사는 멍하니 웃고 만다.

"저는요, 나는요. 좀 이따 걸으려고요.

혼자 말고, 둘이 손잡고 걸으려고요."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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