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창밖에 가을이 알맞게 걸려있다.
자주 젖어 있던 가을이라 속아지 범벅이었다.
오늘 같은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새벽 창문을 열자마자,
쌀랑한 바람에 오들오들 떨었지만,
빗소리가 안 섞여 좋았다.
며칠 전,
챗지피티에 10월 강우량, 강우 빈도 등
여러 가지를 넣어 보며
내 억울함에 근거가 있음을 확인받고 싶었다.
왠 걸,
예년에 비해 비가 자주 온 것이 아니라는
그래프를 섞은 무정한 수치의 대답에
수치스러운 인간임을 안도했다.
그리 대단한 가을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는데,
매일이 분했고,
매일이 그리웠다.
오늘 같이 사소한 가을의 친절함이,
여름과 겨울 사이의 짧은 틈에,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