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의 시작이었다.(연재를 마칩니다.)

by 하니오웰

나는 결단을 내렸다. 사표를 냈다.

본격적으로 아이를 앉히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일단 근육을 풀어야 했다. 긴 전쟁의 서막이었다.


아이의 다리를 주물렀다.

몇 분이면 나무토막으로 돌아오는, 돌덩이 다리.

등 뒤에 이불과 베개를 겹겹이 쌓고,

화장실에 나를 걸터앉혔다.


노끈으로 머리를 감아 문고리에 걸었다.

물을 끓이고 찬물을 섞어 온도를 맞춘 뒤, 다리에 부었다.

붓고 또 부었다. 울고 또 울었다.


어미와 새끼, 둘 다 땀 범벅이 되었다.

동공은 허공에 함부로 멍하니 떠 있었지만, 그 어떤 것도 응시하지 못했다.


다음 날이 되면, 몸은 다시 돌덩이가 되었다.

아이는 중력을 견디지 못하였다.

허리는 부들거렸고, 머리는 촛불처럼 흔들렸다.


다시 아이를 안아 올려 놓는다.

다시, 다시. 수십 번, 수백 번.

지나가던 바람이 창틀 사이로 들어왔다가 쏜살 같이 도망 간다.

나눌 공기가 아니고, 삭힐 숨도 못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이의 등뼈가, 마침내 잠깐, 제 의지로 버티는 순간이 있었다.

그 찰나의 직립이 내 눈 안에 스며들었다.


“세상아, 봐라. 이 아이가 앉았다.”

아이는 다시 넘어졌다.


그러나 그 무너짐은 아까와 조금 달랐다.

덜 무너졌고, 더 일어섰다.

균형의 시작이었다.


- 팔삭, 작은 심장이 뛰뛰빵빵 연재를 마칩니다.

짧지 않은 시간, 함께 숨을 나눠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심장이 더 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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