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상 am 2.29
- 보일러를 넣었더니 아이가 덥다고 웃통을 벗고 침대 위아래로 활개를 쳤다.
결국 내 나약한 잠을 날려버렸다.
11일을 안 싸우다가, 3일 내리 부딪히고 다시 2일째 화평이다.
이번에는 14일을 넘겨 보고 싶다.
14일간 아이에게 편지를 써보는 챌린지에 들어갔는데, 여간 머쓱한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한마디를 짧게 던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것을 500자 이상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각오했던 것보다 깊은 당혹을 수반한다.
단톡방에나 써야겠다.
2. 독서('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p.73
전략적 차원에서 삶을 영위한 사람들은 그것 자체가 생활의 터전이고 일상이지만, 전술적 차원에서 살던 사람들에게는 전술적 차원만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그래서 전술적 차원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전략적 차원으로의 상승을 하나의 ‘과업’으로 정해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일상이 아니라 뭔가를 ‘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철학이나 인문적인 높이로 상승하는 일 또한 이와 같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는 책에서 밝혔듯이 ‘인문’(人文)란 인간이 그리는 무늬, 즉 인간의 동선이다. 인간의 활동을 가장 높은 차원에서 개괄해 이해하면, 인간이 구축한 문명이라는 모두 이 인간의 동선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인간의 동선을 파악한 후, 그 높이에서 행위를 결정하면 전략적이다. 그 차원에서야 비로소 상상이나 창의니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상상이나 창의니 하는 일들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 즉 인간의 동선의 높이에서 튀어나는 것일 뿐, 그 아래 단계에서는 실현되지 못한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T : 누구나 자신의 규모만을 당연한 세상으로 여기고 산다.
그러나 그 당연함이라는 선을 의심할 때,
길이보다 높이, 거칠음보다 무늬를 헤아릴 때,
규모는 차원이 된다.
잠든 자는 평안하나, 깨어 있는 자는 불편하다.
조금은 불편해야 잘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