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는 함부로 짠해하지 말자.

by 하니오웰

오늘부터 오일 내리 술자리다.

두 시간 뒤면 승진 발표다.

이런 날은 술맛이 제법이다.

어젯밤 열 시 반까지 무탈했는데, 마지막 삼십분을 넘기지 못했다.

낮에는 '인내학 개론' 스승님 앞에서의 '꾹꾹한 인내'를 자찬하는 글까지 올려놓고,

자기 직전, 조급함을 매조지하지 못해 두 시간 넘게 딸과 다투고 말았다.

이래저래 오늘은, 주토피아 예약이다.

정신은 단단히 잡되,

두 여자가 잠든 시간에 맞춰 숨멎 귀가할 작정이다.

출근길 차 안에서 소리까지 지르며 나온 용렬한 내게,

속 깊은 친구가,

꾹 참다 드러낸 내 투정 앞에 몇 가지 깊은 조언을 건넨다.

1. 자식을 손님으로 대하라. 지나친 짝사랑은 결국 서로를 망친다.

2. 마침내, 누구나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

3. 내 마음속 구덩이에 빠져버려서는, 그 어떤 최선도 무용하다.

4. 상황도, 생각도 불필요하게 키우지 말고 단순화하라.

5. 화가 자꾸 솟을 때는, 먼저 '어떻게 해야 나에게 덜 상처가 될지'를 떠올리라. 나를 배려하라.

버릴 것 1도 없는 완벽한 충고들이다.

제일 위험한 것은, 쉽사리 '짠하다'라고 여기는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감정은 구체적으로 상대를 돕거나, 세우는 마음이 아니라,

나의 회피와 상대적 우월감이 뒤섞인 오만의 과잉으로 흐르기 쉽다.

특히 자식에게는 함부로 짠해하지 말자.

어차피 먼저 간다.

정신 차리자.

간도 마음도, 내가 지키자.

작가의 이전글꺼지 화도,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