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줄이고, 등을 세울 것.

by 하니오웰

생각이 많았다.

수면제를 한 번 더 먹고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두 시간이나 잤을까.


사람이 세상 속에서 제 삯을 치르며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나 재주가 아니라는 것을,

인간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로 서는 존재라는 것을,

나는 부모에게서 배웠다.


자빠지되 무너져 있지는 않는 태도.

웅크리되 비굴하지는 않는 자세.

섣부른 낙천이 아니라 견디는 긍정.

나를 지키는 최대이자 최소는 끝내 '나'뿐이라는 분별.


그것이 나를 삶으로 밀어주었고 앞으로도 다르지 않으리라.

나를 지키며 정상이라고 불리는 강퍅한 울타리 안에 서려면,


폐를 덜 끼치며 살 것.

혹여 끼쳤다면 반드시 갚을 것.

베어낼 인연은 정확하되 정중하게 정리할 것.


밥벌이는 할 것.

나와 어울려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질 것.

세상을 지탱하는 가장 높은 가치는 양심과 염치임을 잊지 말 것.

무엇보다 약자에 대한 연민을 놓지 말 것.

그러한 것들을 당신들은 삶으로 가르쳤고, 생으로 증명했다.

말을 줄이고, 등을 세웠다.


살다 보면 비몽사몽의 날도 있고, 생각이 칠흑에 잠기는 때도 있다.

부족할 수 있고, 당황할 수도 있다.


끝끝내 인간을 사람으로 붙들어 매는 힘은

부족함 속에서도 피어 있는 선의를 발견하려는 포용의 자세일 것이다.


작고 차가운 이기심에 매몰되지 말자.

온기를 더 크게 살피려는 마음결로 살자


무려 긴 연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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