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르시시스트[인간학 사전 3-1.]

by 하니오웰

일르시시스트 (Ilrcissist)

명사 | 인간학


정의


일르시시스트란,

‘일’과 ‘나르시시스트’의 교배어다.


달성과 지표로 허기를 누르며 타인을 재단하는 인간 유형이다.

존재의 근거를 내면이나 과정이 아니라 표면과 결과물에 둔다.

그러나 본질은 '일'이 아니다.

텅 빈 자기애의 공백이다.


일은 도구가 아니다.

정체성의 잣대이자 자존의 의족이다.


쉬는 순간,

일 아닌 자신이 빈 껍질로 드러날까 두려워

쉼을 ‘퇴행’이라 명명한다.


자기 몫의 유닛일 때는 유능으로 위장된다.

그러나 타인을 통솔하는 자리에 오르는 순간,

결핍을 권력으로 오인하고 직함을 방패로, 결재권을 칼날로 벼린다.


폭압은 원칙의 가면을 쓰고 있으나

실은 자존 결여자의 뒤틀린 방어일 뿐이다.

일르시시스트는 일이 아니면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자다.


서식 환경


일르시시스트는 위계와 구조 속에서야 호흡의 평균을 찾는다.

성과 지표, 평가 체계, 순위표, 마감.

숫자가 윤리로 치환되는 공간에서 비로소 안심한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신뢰한다.

관계보다 보고서를 선호한다.

정과 간주관성의 증식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정서 구조


이들의 정서는 조건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완료, 승인, 통과.

객관적 확인과 인정의 도상 위에서만 맥박이 뛴다.

성과가 멈추면 정체감도 멈춘다.

공백은 곧 무능으로 번역된다.


일이 멎으면 불안이 치민다.

대체할 일과 시비거리를 찾느라 텅 빈 동공을 시뻘겋게 태운다.

감정과 교감의 씨앗을 응시하지 못한 채 덮어버린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맨 얼굴과 맨 마음이 드러날까 오금이 저린다.


기저 자세


개구리도 아닌 것이,

뛰지도 못할 것이,

불안만 깊어 도약의 자세로 웅크려 산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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