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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Oct 26. 2017

마세라티의 교훈

월스트리트의 주차장에는 등급이 있다

01 우리 아파트에 사는 젊은이는 뭐하는 사람일까?



[ 이태리산 활어, 마세라티 - 남자라면 마세라티지! ]                * source : google


새벽 5시 30분.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힘든 시간이다.


시끄럽게 울려 대는 알람 소리에 번쩍 놀라 황급히 전화기를 집어 들고 취소를 누른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불을 끌어올리는 순간, 옆에 있는 다른 휴대전화의 알람이 또 울린다.


제기랄.

일어날까 말까?


한참을 엄지발가락만 꼼지락꼼지락 하면서 머리 속으로 온갖 안 일어날 합리화의 방법을

궁리하다가 도저히 핑계가 생각나지 않는다.


하다 못해 요즘 몸이 너무 아파서 지금 일어나면 꼭 몸살 날 거야, 라는 이유도 안 되겠다 싶다.

어제 그 핑계로 8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니까.


결국 입맛만 쩝쩝 다시다가, 에라 모르겠다,

등을 활처럼 굽히고 홍콩 무협 액션 스타가 누운 자세에서 일어나듯 반동으로 벌떡 일어난다.

그래야 한 번에 일어나진다.


이제 해야 할 일은 5초 안에 방에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잘했어.


겨우 현관에서 어젯밤 준비해둔 수영 가방을 들고 차 열쇠를 들고 집을 나선다.


눈곱이 덕지덕지 붙은 눈으로 모자 티의 후드를 뒤집어쓴다.

엘리베이터에서 누구라도 마주치면 이럴 때는 아주 창피하니까, 조심해야 한다.


지하 4층을 누르고 암튼 무사히 주차장까지 내려간다.


차에 시동을 걸고 있는 대로 라디오 볼륨을 켜고 창문을 내리고 잠을 깨려고 3초 정도 멍~ 하고 앉아 있는다.


조심스레 P에서 D로 옮기고 차를 움직여 나가려는 순간, 옆 차가 시동을 건다.

잠이 확 달아난다.


우화아아앙~~~ 앙앙앙~!!!


벼락같은 엔진 공회전 소리에 놀랐는데, 나를 흘깃 보더니 몇 번 더 와와왕~~ FUKASHI 잡고는 바바 바바 바바바

하고 달려 나가 버린다.


쯧쯧. 젊은 놈이 저러다 사고 내려고!


라고 생각하고 나도 수영장으로 향한다.


잠시 신호 대기에 서 있는데, 문득 궁금하다.


그 친구, 뭐 하는 사람일까?


02 뭐 하는 친구인지 알게 되다


자유형, 평영, 접영! 한 시간 동안 물을 잔뜩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자는 아이를 깨워서 학교에 내려 주고,

급히 회사로 향한다.


남들이 출근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메일이라도 보고, 하루를 준비하고 있자니,

사람들이 사무실에 밀려들기 시작한다.

전쟁.


벌써 퇴근할 시간은 한참 지나,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온다.


벌써 12시군...


씁쓸한 입맛을 다시면서, 내일 새벽에 수영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다.


이거 분명히 몸살 날 텐데...라는 벌써 안 갈 핑계를 생각하고 있는 내 뇌가 밉다.


그런데 웬 우연인지, 옆에 아침의 그 흰색 마세라티가 주차 중이다.

주차를 하고 내려서 마주친 젊은 청년과 어색하게 씩 하고 인사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침묵이 흘러서 넌지시 묻는다.

궁금했다. 저 몇 층 사는데요... 뭐 하시는 분이세요? 차가 너무 멋지네요... 하하


(하고 보니 질문이 좀 초라하다 ㅎㅎ)


"아, 네... 저 보험 영업합니다."


음. 그러고 나서 몇 마디 더 어색하게 어쩌고 저쩌고.


내가 먼저 푹 쉬시라는 인사와 함께 내린다.


젊은 놈이 부모 돈은 많나 보네라는 나만의 일방적인 편견이 순식간에 존경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나도 돈은 좀 있으니 (?) 차가 부러운 건 아니고,

(그리고 나는 원래 마세라티 안 좋아한다)


그의 스토리가 대충 설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친구네... 멋지다.


100% 리스펙트다.


충분히 좋은 차를 탈 만한 사람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해 본다.

그럴만하다.


그는 이 아파트에서

그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그 누구보다 늦게 퇴근한다.


참고로 이 아파트에는 마세라티가 두 대가 있다.


03 월스트리트의 Big shot 되기


예전에 교육 때 많이 활용하던 이야기다.

월스트리트 이야기인데 재미있다.


월가의 거물인지 아닌지는 차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보다, 그 차가 주차장에 언제 들어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It's up to you, New York, New York !! ]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월스트리트에 직장이 있다고 해서 모두 백만장자는 아니다.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이곳 월스트리트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한 증권사라고 해도,

평범한 IT 가이도 있고, 연봉 5만 불짜리 사무직 넥타이 부대도 있다.


푸드 트럭에서 베이글 파는 친구도 있다.

일반 사람들과 대동소이한 사람들도 많이 일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두가 좋은 차를 타고 오는 것은 아니다.


아침 7시 반에, 월스트리트 주차장에 가 보면 주차된 대부분의 차는 ;


고급 수입 자동차


라고 한다.  


자동차 천국인 미국이라도, 고급차는 대부분 수입된 자동차다.

독일이나 영국, 이태리 등 유럽 자동차가 부의 상징이다.


이런 차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그렇다. 그들이 일하러 제일 먼저 나왔다.


[ 잘 나가는 증권맨이라면 이 정도는 타줘야 하네 ]


04 월가의 증권맨 : 돈 많이 버는 자가 일찍 나온다


[ 어... 그래... APPL 4만 주 매수하고, MSFT 전량 매도해... 그래... 지금! 전량이라고! 복창해봐! ]


이런 월스트리트에서, 이번에는 아침 8시 반에 주차장에 가 보자.


이제 주차하고 있는 자동차들은,


포드나 GM과 같은 미국차나,

혼다, 닛산 등 중산층이 많이 타는 일본 브랜드의 차종이 많다고 한다.


시간이 좀 더 지나서 9시가 된다.


이 시간 정도 되면, 이제는 차가 아니다.

전철역과 통근용 페리 선착장 주위가 북적댄다고 한다.


즉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이 움직이는 월스트리트의 사람들은,

출근 시간에 따라 이렇게 3 부류로 나뉘는 것이다.


첫 번째 고급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증권 시장이 열리기 최소한 2시간 전에 맨 먼저 나와 하루 일과를 먼저 준비한다.

자료, 신문을 훑으며, 개장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 두고 기다리는 것이다.


일찍 출근하지 않으면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당연하다.

그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8시 30분부터 주차하고 있는 사람은, 연봉에서도 한 등급 아래에 해당한다.


그리고 정 별 볼일 없는 이들은 차도 없이 대중교통으로 다닌다.

당연하다.


이렇게 모든 것이 비싼 맨해튼에서 차를 가지고 다닐 수 있을 리가 없다.


05 고든 게코의 명언 : "점심은 루저들이나 먹는 거야!"

[ 야! 평생 점심 먹어라! ]               * Source : google

세계가 월스트리트의 법칙을 따른다.

이 말에 동의할 수 있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출근 전 뉴스에서 경제 소식은 뭘 전하는가?


맞다. 어젯밤 뉴욕 증시 소식이다.


월가가 재채기를 하면, 세계는 몸살을 앓는다.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월가에서 통용되는 법칙은, 역으로 다른 곳에서도 비정한 현실이 된다.

따라서 세계의 모든 근로자들이 냉혹한 월가 직장인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도 맞는 말이 된다.


그렇다.

세일즈도 마찬가지다.


빨리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는다.

많은 행동은 많은 결과를 보장한다.


활동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을 내 편으로 만들어라.


4차 산업혁명 시대?

개가 웃겠다.


세일즈는 말로 한다.

실적은 발로 만든다.


이 모든 것은 진리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렇다.


세일즈 4.0의 교훈 : 옛 말은 틀린 게 없다.






김박사


귀여운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아빠.

16년 차 대한민국 직장인.

마케팅과 세일즈, Business innovation 업무를 거쳐,

지금은 인재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전국 1300명의 직원들에게 매주 한 번씩 뉴스레터를 보내기도 하고,

이야기 잘 안 들어주는 영업 직원들에게 가끔 손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자칭 ‘세일즈 박사’가 되어 오늘도 뛴다.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쓰고, 떠든다.

잘 팔리는 인간의 공통점을 연구한다.


판매하는 상품은,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

인생이 곧 세일즈, 세일즈가 곧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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