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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Aug 18. 2017

세일즈력 테스트 :
교회 전단지 뿌리기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받아가게 만들까? 

세일즈 4.0 시대, 아날로그적 인간력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분은 얼마나 잘 팔릴 수 있는 인간인지, 테스트를 하나 해 보자. 


당신은 어느 교회에 몸담고 있다고 해 보자. 


당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늘 길거리 전도 순번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신앙의 힘으로 버텨야 한다. 

[ 오 주여! 말씀을 전해야 하지만... 때로는 도망가고 싶은 때도... 쿨럭... ]


미션은 간단하다. 


3시간 동안, 큰길에서 내가 다니는 교회의 이름과, 말씀이 적힌 포켓 티슈 + 전단지를

지나다니는 행인들에게 뿌려야 한다. 


왼쪽 어깨부터 대각선으로 홍보용 띠를 찼고, 

오른손에는 한 보따리 가득 티슈 봉지를 들고 있다. 


그렇다!

당신은 해 내야만 한다!

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당신은 우리 교회의 베스트 플레이어다!


주어진 시간 동안에, 할당량을 모두 채워야 한다!

당연히 높은 성공률을 보여야 한다. 

실패하지 않고 한 번에 잘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 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그만큼, 다양한 거절 사유들이 존재한다.


우선, 종교적인 문제가 걸린다. 


[ 허들 1 : 종교 패턴 ]


1. 불교, 천주교 등 타 메이저 종교 신자

2. 소수 종교 (잘 모르는 단체... 포함)

3. 타 교회 신자

4. 종교 혐오자 (당연히 이해한다...)


두 번째 허들도 있다.

이번엔 종교라기보다, 개인의 성향 문제다. 


[ 허들 2 : 길거리 접근에 대한 대응 ]


1. 높은 경계심 : 의심이 많아서 잘 안 받는다

2. 무시 : 무조건 무시하고 지나가는 패턴


아... 50 미터 앞에서 얼굴만 보고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사람들은 이렇게나 다양하다. 


아무튼, 50미터 앞에서 누가 받을만한 사람인지 알 수는 없으니,

무조건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100건이면 100건, 모두 시도해 보아야 한다. 


만면에 미소를 장착하는 것은 기본이다. 

사근사근한 목소리 톤도 준비했다. 


다소곳하면서 약간 비굴한 등, 허리 각도도 준비되었다. (연상될 것이다.)

이제 사람들에게 척! 척! 휴지를 내밀면서 멘트를 던져야 한다. 


이제 생각해 볼 문제다. 

여러분은 어떤 코멘트로 행인들을 공략할 것인가?

1. 인사만 건넨다 : 안녕하세요~ 
2. 인사 + 소속 단체 이름 : 안녕하세요, 00 교회입니다~ 
3. 홍보물에 집중 : 휴지입니다~
4. 행운을 빌어준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좀 더 특별한 캐릭터 복장이나 인형을 이용한 시각적 효과 등도 있겠지만, 

특수한 방법은 없다고 가정하자. 


가장 순수한 형태의 대면 승부다. 

당신은 전달하려 하고, 상대방은 피한다.


이 상황에서 가장 성공률이 높은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분의 의견은?






결론적으로 다 해봤다. 


심층 분석과 심리학적인 근거는 여기서는 논하지 말자.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은 꼭 코멘트 달아 주시라. 


나는 원래 철판 잘 깔기 때문에, 성공률은 상당했다. 

아마 역대 최고 기록이 아니었을까 싶다.


1. 인사만 하는 경우 

 - 장점 : 가장 심플하다

 - 단점 : 그다음에 숨겨진 의도 때문에 의심,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2. 인사 + 소속 단체 이름

 - 장점 : 예측이 가능하다

 - 단점 : 타 종교 / 교회 혐오자 등이 피한다


3. 홍보물에 집중

 - 장점 : 휴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 단점 : 휴지가 필요 없는 사람에겐 소용없다


4. 행운을 빌어준다 

 - 장점 : 좋은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 있나?

 - 단점 : 2번째로 긴 멘트다



나의 경우,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4번이었다. 


인사만 할 때의 의심도 회피하고, 

종교적인 색채도 받는 순간에는 없으면서, 

순수하게 '좋은 하루를 빌어 주는 사람'에게는 거절하기 힘들다. 


보답성의 법칙도 꽤 작용한다. 


행복한 하루를 빌어준다 

-> 수긍하거나, 보답으로 행복한 하루를 기원해 준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외로운 아날로그형 세일즈 4.0 인간이라면?





김박사


귀여운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아빠.

16년 차 대한민국 직장인.

마케팅과 세일즈, Business innovation 업무를 거쳐,

지금은 인재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전국 1300명의 직원들에게 매주 한 번씩 뉴스레터를 보내기도 하고,

이야기 잘 안 들어주는 영업 직원들에게 가끔 손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자칭 ‘세일즈 박사’가 되어 오늘도 뛴다.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쓰고, 떠든다.

잘 팔리는 인간의 공통점을 연구한다.


판매하는 상품은,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

인생이 곧 세일즈, 세일즈가 곧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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