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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주는 사람, 그리고 영감

당신은 어느 쪽인가

by 김박사

밀레니얼 막내의 의견을 묻는 회의가 있었다. 열린 마인드의 열린 경영진. 우리는 잘 듣는 사람들이야. 뭐든 말해봐요, 괜찮아, 괜찮아.


당찬 막내의 발언은 기성세대들이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흙수저가 어떠하며, 지금 세대가 어떻게 사다리를 걷어 차였으며, 앞으로 그들에게 주어질 불평등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이야기들 말이다. 회사는 그런 거 신경쓰냐?


그의 발언이 끝난 후, 기분이 상한 임원이 타이르듯 이렇게 말했다. 말할까 말까 하더니 결국 말했다.

"내 말 잘 들어봐. 자네들만 무언가를 뺏긴 게 아니야. 우리 때는 먹고 사는 게 문제였어. 지금은 풍족하지 않아? 나때는 말이야..."

막내는 딱 이런 표정이었다.


말하라고 해서 말했더니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쟤들도 다 안다. 똑똑하다. 들어 준다고 해서 말해 본거다.

굳이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해 주는 건 서로에게 시간 낭비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도우면 그뿐이다.


임원은 자기 딴에는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겠지만.


그런 사람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영감일 뿐이다.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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