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아한 건

부모와 함께 한 시간 이리라

by Thankfulness



우리에게는 마음 약하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 하나 제대로 이야기 못하고, 동생이 이야기하면 It's OK 하고 따라나서는 그런 아들과 어리광과 애교로 본인이 얻고자 하는 것은 모두 얻어내는, 하지만 밖에 나가면 말 한마디 못하고 조용히 있다가 집에 와서 대장 노릇하는 딸이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우리는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자주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추수감사절만큼은 여행을 가는데 좋은 호텔에서 맛있는 것 사 먹이는 것으로 나의 미안함을 스스로 덜곤 했다. 그리고 주말엔 시간이 되면 집에 있는 것으로 간단하게 도시락 싸고 컵라면 들고 과자에 음료를 챙겨 일단 비치를 간다. 그리고 난 파라솔 밑에 누워 잠들기 일쑤였지만, 아이들 놀게 해 주고 난 쉬고... 물론 집에서 편히 쉬는 것만 못하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노력이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유년기를 보내고 이젠 아들은 대학생, 딸은 고3이다.


학교 기숙사에 있다가 코로나가 pandemic 상황으로 악화되면서 집으로 돌아왔고, 딸은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집에서 모든 수업을 하게 되었다. 가족 모두가 집에 모여 앉게 된 것이 마치 아이들 어린 시절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우린 같이 쿠키도 굽고, 빵도 굽고, 음식도 하고, 딸과 재봉틀로 가방도 만들고 옷도 리폼하고...... 아이들 어릴 때 집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빵 굽고, 음식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집에 웬만한 베이킹 재료와 식자재는 항상 구비되어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도 베이킹과 쿠킹을 해 보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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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엄마 생일이라고 음식 준비하고 디저트까지~~~~ 감동이다.


지금까지 나를 이렇게 키워줘서 고맙다며 엄마, 아빠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주려고 애쓰는 기특한 아들.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자기가 거지가 된 것 같았다고 한다. 워낙에 어릴때부터 양이 작아 우유도 조금씩 2시간마다 먹어야 했던 우리 아들은 그 뒤로도 조금만 더 먹어보려고 더 먹으면 영락없이 화장실로 직행하곤 했던 아이라 이것 저것 맛있게 바로한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고 많이 먹지도 않아 간식거리도 조금 많이 담긴 것을 사오면 항상 남아서 여기저기 굴러다니다 버리기 일쑤였는데, 기숙사에 가니 집에서 뒹굴던 간식거리와 냉장고에 있던 엄마 음식들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냥 배고플때면 언제나 주방에서 쉽게 꺼내 먹던 음식을 이젠 일일이 밖에 나가 사먹어야 하니, 또 밖에서 사먹어 봐야 다 정크푸드라며.... 집에서 편하게 먹던 자기 입맛에 맞는 엄마 음식이 많이 생각나면서 그동안 부모님 덕분에 내가 그렇게 편하게 살았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는 우리 아들.....


기숙사 1년에 우리 아들이 이렇게 커버렸다.


그렇게 집에 돌아온 아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어릴 적 여행 갔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마이애미의 호텔 발코니에서 밤에 컵라면 먹었던 것과 도시락 싸가지고 비치 갔던 것이라는 말에,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내가 뭔가 돈으로 보상해 주려했던 것들은 모두 헛된 것이었다는 걸 알게 했고,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비치라도 갔던 추억이 아이들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난 곧 아이들에게 도시락 싸가지고 드라이브하고, 조용한 곳 있으면 내려 도시락 먹고 오는 것을 제안했고 우리는 그렇게 출발했다. 아들이 워낙 운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키웨스트를 갔다 오기로 맘먹고 집을 나섰지만 키웨스트는 코로나 때문에 닫혀 있어서 키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우리는 또 쉽게 경로를 바꾸어 그러면 41번 도로를 타고 Everglades Park를 지나 Naples와 Sarasota 쪽으로 올라는 것으로 경로 변경.


41번 도로에 한적한 곳이 있어 차를 세우고 간단히 싸온 도시락 먹고, 아이들 추억 속 컵라면도 가져가고, 먹는 동안 악어도 출연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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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기 왠지 내키지 않아 차 트렁크 열고 앉아 먹는 것도 너무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그 조그마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는데 왜 그리 즐겁고 행복할까.... 아이들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너무 신나 하는 모습 보며 더 행복했다.


내려가는 동안 Lovebug이 제일 많이 날아다니는 때이기는 하지만 차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딪혀서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기름도 넣고 유리를 한번 닦고 가야 했던 것도 좋은 추억이 되었다.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은 종종 다 같이 김치만두 만들기, 아들의 데스크탑 PC 조립 등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나중에 기억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 쌓기로 제법 재미나고 알차게 코로나 팬더믹 상황을 지나가고 있다.


나중에 코로나가 좀 진정이 되고 나면 자주 가던 비치에 도시락 싸 들고 아이들과 가봐야겠다. 아이들 어리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다시 한번 우리 가족 모두를 행복의 순간으로 데려다 줄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 빨리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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