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드보르작을 타고......

드보르작의 From the new world 였습니다.

by Thankfulness

나의 모든 추억은 음악을 타고.....

어떤 말이나 상황이 나를 그때 그 시절로 송환하는 일은 잘 없지만 음악만은 그때 그 시절 매 순간이 오선지를 타고 흐른다.


드보르작의 From the New World 였습니다.....

하는 라디오 진행자의 소개. 그건 정말 나에게 신세계였다.

중학교 다닐 때였다. 음악 선생님은 여름 방학이면 언제나 하루에 한곡씩 클래식 음악을 듣고 감상을 써오는 숙제를 내주셨다. 그래서 듣기 시작한 클래식에 나는 점점 빠져 들었고, 나는 하루 한곡이 아니라 몇 곡씩도 듣고 감상을 쓰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난 드보르작의 신세계에서를 들을 때 느꼈던 그 환상을 잊을 수 없다. 무슨 곡인지도 모르고 듣던 나는 무언지 모를 야릇한 어떤 다른 세계가 펼쳐지며 가슴 두근두근하는 경험과 왠지 주먹이 불끈 쥐어지기도 하며 가슴 벅차오르는 느낌 같은 것을 경험하며 듣던 내 귀에 "드보르작의 From the New World 였습니다."라는 소개를 듣는 순간 아.... 신세계구나.... 내 눈앞에 신세계가 쫙 펼쳐진 것이다. 그 짜릿했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아쉬운 것은 그때 그 중학교 시절 노트에 그 느낌을 뭐라고 적었을까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어린 감성에 적었을 워딩이 정말 궁금하다. 아.. 그 노트를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매년 나를 더욱 빠져들게 한 것은 음악 선생님의 코멘트였다. 이제 막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나는 모든 곡에 곡명을 들리는 대로 쓰니 곡명도 바르게 수정해 주셨고, 내가 적은 느낌에 대해 같이 공감하며 본인의 느낌을 꼬박꼬박 코멘트를 해주며, 우리는 그렇게 노트를 통해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 선생님과 글로 나누었던 그 공감의 시간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면 어김없이 내 기억 속 깊은 곳에서 한 조각씩 꺼내어 맛보는 행복이다. 선생님이 내 발성 도와주시던 일, 교내 합창대회 지휘를 맡은 내게 포즈를 조언해 주신일.... 그리고.... 그때 난 카라얀에 빠져 있었던 터라 꾀나 요란한 포즈로 열정적으로 지휘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내 자세를 고정시켜주시려 했지만 무대에만 오르면 난 또 내 멋대로 신나게 흔들어 대던 기억이다. 그때 가지고 다니던 카라얀 코팅도 생각나고, 또 그에 관한 모든 기사들을 스크랩했던 두꺼운 폴더도 생각난다. 그래서인지 난 아직까지도 지휘자는 카랴얀이라는 내 마음속의 공식을 바꿀 수가 없다. 그 당시도 그 뒤로도 칼뵘이나 레너드 번스타인, 카를로스 클라이버 등등 쟁쟁한 지휘자들이 있었지만 지금도 카랴얀만큼 완벽하게 내 감성과 호흡과 기호를 만족시켜주는 지휘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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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젠가 음악실 지나가는데 선생님이 혼자 슬픈 표정으로 아주 슬픈 곡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며 선생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그냥 내 마음도 너무 아팠던 기억도 있다.


공감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요즘이기에 그때의 추억이, 그때의 그 공감이 더 소중하다. 이렇게 나이 들어 다시 음악 선생님 뵐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참 그리워진다. 곱게 나이 드셨을 선생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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