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마음 아프다.
올 한해쯤은 그냥 모른척 미적거리다
뒤늦게 피어도 되련만
어김없이 제일 먼저 피어서는
비바람과 봄 꽃샘추위에
다 피어보지도 못한 채 비바람에 바닥으로 내동댕이 처진 녀석들,
피려다 찢겨나간 녀석들,
활짝 만개하여 누렇게 져가는 녀석들은 그나마 행복하다.
한번쯤은 게을러도 되는데
한번쯤은 실수해도 되는데
마치 이른 새벽 청소차에 몸을 싣고
본인이 오늘을 일하지 않으면
이 세상이 온통 쓰레기로 가득차리라는 걱정으로
하루도 빼놓치 않고 새벽일을 나섰던 환경미화원의 의무감이 이랬을까?
목련이 이렇게 피었다가 스러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제서 벚,개나리, 진달래, 철쭉....모든 봄꽃들이 만개하니
그녀의 의무감이 가볍지 않으리라.
힘겹게 피었다가 제대로 만개해 보지도 못하고
그저 다른 봄꽂들에게 알람을 울려주고 스러지는 목련의 희생이
올해는 더욱 가슴 짠한 울림이 있다.
너무 도도하고 예쁜 모습 뒤에 그녀의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음이....
목련은 내게 그저 보기에 예뻐서 좋아하는 꽃이 아니라 안아주고 싶은 꽃이 되었다.
매년 목련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지켜보기도 전에 스러지는 아쉬움에
올해도 예쁘게 잘 만들어진 조화로 그녀를 온전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