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그런 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 특히 예술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게 성격에 모가 났거나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뭔가를 대단히 열심히 한다는 건 제정신으로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반 고흐처럼 단 한 장도 팔리지 않는 그림을 그린다거나, 도스토옙스키처럼 우울증과 발작에 시달리면서 글을 쓰는 일은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정도의 수준이다. 사실은 침대에 누워서 리모컨을 드는 게 훨씬 쉽고 훨씬 기분 좋으며 건강에 보탬이 되는 일일 것이다.
한수희 저,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혼자만의 달리기를 해온 시간이 어연 20년을 훌쩍 넘겼으니 학교에서 공부한 기간의 몇 배가 되고도 남는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내 곁에 늘 좋은 선생님이 계셨을 리 만무하고 어느 누구도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것은 온전히 내 선택과 노력의 결과였고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언어를 몇 개씩 할 줄 몰라도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가겠지만 경험의 폭과 깊이에 있어 외국어를 배운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단 한 번의 인생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비법 중 하나는 단연 외국어 구사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나의 경험을 토대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다. 성숙하고 포용력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남들보다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비전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 몇 배 더 많은 기회를 얻어 그야말로 풍요로운 삶을 빚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외국어의 힘은 바로 그런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실은 가능하다는 것,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른 옵션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 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이 나의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용기 낼 수 있게 해주는 것, 수족관에 갇혀 있다 바다로 나간 물고기 '니모'처럼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기회와 신나는 모험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말이다. 한마디로 '외국어의 힘'은 삶에 있어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할 때,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찾아낼 수 있는 미래를 향한 출구이자 한 줄기 빛이다.
손미나 저, <나의 첫 외국어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