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안부
시필사 1일차. 2026. 3. 2. (월) 나태주, ‘안부’ -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2015)> 중에서
[안부]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난해하지 않아서 좋아요. 분석적인 언어도, 과장된 문학적 수사도 없이 그저 대화하듯, 어른의 말을 경청하듯 일상의 언어를 주워(?) 들으면 되니까요.
이번 시즌에는 유독 새 멤버가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안부를 묻고, 그간의 그리움을 전하는 시를 첫 번째 시로 나누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소외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 살짝 고민했어요. 그러다 문득 그 대상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사람만이 아니라, 어떤 시간일 수도 있고, 어떤 마음일 수도 있고, 이렇게 노트에 펜을 들고 조용히 시를 따라 쓰는 이 순간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는, 서로의 얼굴을 다 알지 못해도 비슷한 결의 마음으로 연결되어 시를 매개로 생각을 나누고 있다는 이 공동체의 감각 그 자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웠어요, 이 시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