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동에 온 이유는

『삼베학교』 에피소드.1

by 루화



안동포 보존회입니다. 2025년 전통

직조교육 개강식을 안내드립니다.

날짜: 3월 18일(화), 오전 11시 시작.

교육생 및 강사분들께서는 꼭!

늦지 않게 도착 바랍니다.

장소: 안동포 전시관 영상교육실



너무 일찍 집을 나섰나,

시간이 남아 전시관 위에 있는 무인 카페에 들어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인다. 창 밖으로 비바람이 분다.


‘춥다. 아직 3월이라...’


시작시간 10분 전, 카페 문을 나서 개강식이 열리는 장소로 향한다.

영상교육실로 들어서자 안동포 보존회 회장님이 계신다. 꾸벅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는다.

시간이 되자 마을 이장님, 보존회 선생님들, 교육생들, 마을 어르신들 모두가 자리하고

보존회 사무국장님의 사회로 개강식이 시작된다.


“모두 일어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겠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바로”


국기에 대한 경례와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고, 삼베교육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의 소개가 이어진다.

우리네 할머니와 비슷한 모습의 삼베 선생님들은 허리를 깊이 숙이시며 이 한 몸 다해 열심히 가르쳐

국가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을 하신다. 나도 선생님들을 따라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자, 다음으로 서울에서 온 신입생을 소개합니다. 이루화님, 앞으로 나오시죠.”

‘안녕하세요. 삼베를 배우고 싶어서 왔습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기념으로 나온 떡을 나눠먹고,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다음 주부터 있을 첫 삼베 교육을 기약하며 전시관 문을 나선다.


금소천을 따라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삼베를 배우러 이곳에 오기까지 지난 2년을 흘려보냈다. 도대체 나는 그동안 뭘 한 걸까, 바보 같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속에서 괴로워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 붙잡지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는 걸 깨닫고 나니 그제야 말을 옮길 여백이 생긴다.


온몸에 긴장이 풀리고 호흡을 하기 시작 한 어느 날,

나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안동에 온 단 하나의 이유, 삼베를 배우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묵묵히 글로 써 내려가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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