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과 의도 사이의 간극

니체의 통찰

by selves

매일 아침 니체의 글을 읽으며 시작한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나 그의 깊이 있는 성찰의 글을 읽으며 감탄한다.

인간의 사고를 이토록 냉철하게 해부할 수 있었던 그의 통찰력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인간의 생각과 행동, 행동의 표상은 별개의 것이다.
이들 사이에는 인과의 수레바퀴가 돌지 않는다.
- 프리드리히 니체


그런데 우리는 흔히 행동의 결과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어떤 사람은 선한 의도로 한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나쁜 행동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악한 의도로 한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선한 행동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행동의 불일치'라는 괴리를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 속내를 모르는 타인들은 그저 겉으로 드러난 행동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그럼에도 누군가를 탓할 수 없는 것은 신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상대방의 저의를 알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랜 기간 사귀어보거나 급박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 등을 통해 그 사람을 유추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완전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 극한 상황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평소에도 악한 사람이라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세상에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인간은 깊이 들여다볼수록 이성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한줄기로 정의될 수 없는 복잡한 존재이다. 그 누구도 일관성 있게 선하거나 악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그 사람만의 성향이라는 것은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우리의 의도와 행동 사이에는 인과율의 수레바퀴가 돌지 않으며 타인의 시선과 평가는 언제나 겉으로 드러난 '표상'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타인이 나를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은 곧 내가 스스로를 규정하고 창조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명령이 된다.


결국 이 복잡한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타인을 판단하는 잣대나 사회적 기준이 아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인간 개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 영역의 열정과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그 가치를 자신의 행동으로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는 노력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스스로에게 일관성을 부여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규정 불가능한 존재로서 우리가 취해야 할 가장 주체적인 태도가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니체를 만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