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삶의 무거움을 털어내는 법
나는 춤을 출 줄 아는 신만을 믿으리라.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의 글을 읽다 보면 '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인간의 행동 중 춤만큼 천진난만하고 자유로운 것이 또 있을까.
춤을 출 때 인간의 정신은 구속 없이 무아지경에 빠지며 신나고 행복하다.
이성적 존재인 인간이 하는 매우 본능적 행동이면서도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해방 행위이기도 하다.
니체가 말한 '춤을 출 줄 아는 신'은 무겁고 심각한 기존의 도덕과 종교에 대한 거대한 비판이다.
니체는 삶을 꼭 이렇게 살아야만 한다는 절대적 진리인 것처럼 포장된 율법과 교리들을 비판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정신을 짓누르는 '중력의 악령'과 같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악령은 우리에게 과거의 짐을 지우고 무거운 의무감과 진지함으로 삶을 대하도록 강요하며 우리를 끊임없이 심각하게 만든다.
춤을 출 줄 안다는 것은 이러한 무거움과 심각함을 기꺼이 내려놓을 줄 아는 자율성과 가벼움을 의미한다. 삶을 유연하게 바라보며 고통 속에서도 털고 일어나 긍정할 수 있는 생의 긍정의 능력이기도 하다.
니체에게 춤추는 신이 필요했던 건 명령하는 신이 아닌, 우리에게 율법 대신 축제를 선물하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니체에게 빠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의 나는 심각하고 진지했다. 도덕과 윤리에 사로잡혀 인생에는 반드시 따라야 할 '정답'이 있다고 믿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꽉 막힌 사고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산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이 찾아오지도 않는데 말이다. 오히려 고통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니체를 읽으면서 내 머리가 맑아지고 사고가 무한히 확장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다. 인생은 정답이 없으며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무겁고 진지하게 사는 태도가 고통을 이겨내는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고통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그 위에서 춤을 출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니체의 철학은 겉보기에는 굉장히 진지하고 어두워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삶에 대한 궁극적인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깊은 통찰로 삶의 비극을 꿰뚫어 보면서도 그 안에서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제시하는 그의 시각이 마음에 든다.
아직은 과거의 나를 깨뜨리고 자유로운 나를 빚어내는 과정 속에 있다. 하지만 언젠가 나도 그 무거움에서 완전히 벗어나 기쁨으로 가득 찬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춤을 추고 날아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