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소통하는 법

by 국화향기

그저 그런 하루하루

그저 그런 일상의 반복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빵 터지는 날이 있다. 누군가의 작은 농담을 마주 대하게 되는 날이 바로 그런 날이다.


정신없이 바쁜 출근길.

앞선 차의 뒷부분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히어로 영화의 한 장면을 재연한 것 같은 슈퍼맨 덕분에 오늘은 아침부터 빵 터지고 말았다.

출근길에 만난 슈퍼맨

광주 양림동 역사 마을을 걷다가 만난 칼로 만든 칼치 작품

팬시 문구 샵에서 우연히 본 패러디 문구용품들

거기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만난 슈퍼맨. 등등..

패러디 문구용품과 칼을 이용해 만든 "칼치"

허를 찌르는 듯, 웃음을 유발하는 이런 종류의 유머들은 여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머릿속에 쉼이라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일까? 정작 웃기려고 작정한 코미디 프로보다 때로는 이런 일상 속에서의 작은 농담이 나를 더욱 웃게 만들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 엉뚱하게 이런 웃기는 상황을 만나면 가던 차를 멈추고 그 슈퍼맨의 차주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학창 시절 교과서의 제목을 가지고 기발한 장난을 쳤던 유쾌한 친구들처럼 그들도 아마 유쾌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어찌 보면, 그 친구들의 기발한 장난이 오늘날 문구점에서 판매되며 소득을 창출해 내고 있는 창의적 생산품의 기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작 문제는 이런 농담을 진담으로, 유머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 그 속에 숨겨진 여러 가지 비밀코드를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그럴 때, 교사는 주로 엄격해지고, 엄마는 잔소리꾼이 된다.

교과서 제목으로 장난을 치는 아이,

수업 중 알게 된 지식으로 엉뚱한 상상을 만들어 내는 아이, 택배 박스에 구멍을 내고 종일 뒤집어쓰고 다니는 아이, 노래의 가사를 장난스럽게 바꾸어 부르는 아이.. 등등..


물론 때로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에 장난의 정도가 다소 심할 때도 있긴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면, 그 웃음 코드 뒤에 숨겨진 아이의 재미있는 상상을 발견하기도 하고, 운 좋게 아이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마음속 이야기를 듣게 될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유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유머를 받을 수 있는 마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한 대로 유머는 때때로 소통에 대한 또 다른 의지의 표현도 되는 것 같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한 물꼬가 되기도 하고, 무거운 주제나 지나친 진지함에 대한 우회적인 소통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화가 난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힘을 주어 찡그려진 미간과 감정 없이 무표정한 모습이 부지불식 중에 느껴질 때가 있다. 잠시 기지개를 켜고, 경직된 근육을 늘리며 주위를 살피니, 나 말고도 화가 난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괜히 실없는 소리를 한마디 던져 본다. 물론 이 실없는 유머는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적재적소에 잘 던져진 이 유머 한 마디는 사람들의 얼굴에 잃어버렸던 표정을 찾아 주고 곧 서로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준다.


교실에서도 이런 기술자 학생들이 종종 있다.

가끔 기술이 부족하여 더 큰 야단을 유발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갑자기 냉~ 해져 버린 무거운 분위기에 센스 있는 유머 한 마디로 선생님의 화를 누그러뜨리고, 아이들도 슬금슬금 웃게 만드는 유머 기술자들이 말이다. 이런저런 의미로 볼 때, 그들이 진정한 소통 능력자들인 셈이다.

어쨌든 나는 이런 유쾌한 유머를 좋아한다.

갑자기 빵 터지는 유머,

생각하다 5초 후에 터지는 유머,

센스 있는 언어의 유희,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설정 유머 등등..


매번 실실 웃고 있으니, 속이 없어 보이는 단점도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정말 속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괜찮다. 살아 보니 미간에 잔뜩 힘주고 살아봐도 실은 별거 없더라.


출근길에 슈퍼맨을 만나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퇴근길에 스파이더맨까지 만났으니 오늘은 정말 유쾌하고 운수 좋은 날이다.

퇴근길에 만난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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