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팽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이었구나
우그작, 비그작, 아라락, 이그직, '팽이버섯 전’ 씹는 소리. 얇은 줄기와 갓을 이로 짓이기는 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 그 툭툭대는 식감이 재밌어 팽이버섯은 장 볼 때마다 늘 장바구니 속에 있다.
‘팽이가 여기 있어요!’ 하고, 입 속에서 다른 사람 몰래 나한테만 소리치는 달큰한 팽이버섯. 전으로 부치기 정말 쉽다. '라면보다 쉽다'는 표현이 딱이다. 간간한 계란물을 입히고 프라이팬에 눌러 앞뒤로 고루 구워주면 끝. 이토록 쉬울 수가 없는데 맛은, 그 감칠맛은, 먹어본 사람이 나만 알고 싶은 놀라운 맛이다. 이런 요리를 두고 된장찌개, 전골에만 넣어 먹으면 안 되니까, 모르면 너무 아까우니까 펼쳐놓는 오늘의 전 얘기!
영어로는 ‘WINTER 머시룸’, 이름하여 겨울버섯인 팽이버섯은 사실 겨울에 자라는 섭생이나 식용 재배가 많아 사시사철 즐기는 식재료가 되었다(우리가 접하는 대부분 식용 재배종인데, 야생에서 굵고 크게 자라는 녀석과 비주얼 간극이 꽤 크다). 한국에서는 팽나무에서 자란다 하여 팽이버섯이 되었단다. 이 친구! 줄곧 팽이 모양이라 팽이버섯인 줄 알았는데! 어쭈 제법이다?
국물요리에 넣어 끓이면 얇은 줄기와 갓에 듬뿍 스며든 국물이 찍 배어 나오기도, 국수처럼 후루룩 먹기도 좋다. 주변 양념을 쏙 흡수하는 성질과 특유의 씹는 맛 때문에 일본에서는 간장에 푹 절여 먹기도, 중국에서는 병조림으로도 먹는단다. 또 식이섬유가 많아 육류와의 식궁합도 좋다니, 상 위에 고기반찬이 꼭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여 팽이버섯도 같이 드십쇼. 쫄깃한 식감 덕분에 불고기 속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는 팽이버섯. 칼로리가 낮고 수분 함유량이 많아 다이어터들에게도 사랑받는 팽이버섯. 장점을 나열하자니 아주 입이, 아니 타이핑하는 손이 아플 지경.
모든 버섯은 균의 집합체로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자연에서 자랐건 직접 키운 것이건 배양될 때 유해균이 같이 크는 경우도 있기 때문. 생각해 보시라 우리 조상님들로부터 내려온 수많은 버섯 레시피 중에 생으로 먹는 것은 없다. 이것도 다 선조의 지혜가 아닐는지. 가열하면 유해균, 독소 등을 모두 제거하는 동시에 맛도 아주 좋아진다.
시판 중인 팽이버섯은 한 덩이씩 소포장되어 있는데, 포장지를 살펴보면 하단의 균사체 부분만 잘라내고 요리에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대부분이 그렇다(1). 포장지를 뜯지 않은 상태로 자를 수 있도록 말이다. 또한 버섯은 물에 닿으면 향도 맛도 없어지는 데다 재보관도 하기 어렵기에 조리 전에 물에 살짝만 씻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이 그렇다(2).
그럼 이제 팽이버섯 전 부치기 준비 완료. 상대를 파악했으니 내 식성만 파악하면 된다. 다른 버섯들보다 향이나 맛이 이질적이지 않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항상 식감이 문제다. 질겅거리는 느낌, 이에 끼는 느낌이 싫다면 완성한 전을 한 입 크기로 잘라먹으면 된다. 완성 전은 마치 보름달 모양처럼 동그랄 테니.
낱장 낱장을 손으로 갈라 낱장별로 계란물 입히는 수고 대신 팽이버섯 전체를 동그랗게 흩뿌려 진짜 팽이처럼 프라이팬에 돌리면 거진 다 되었다. 그 위에 간을 첨가한 계란물을 부어주면 완성. 아, 너무 많이 익히면 계란이 탈 수 있으니 약불 선호! 이 팽이버섯전 하나면 쌀밥은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팽이야 돌아랏! 동그랗게 한 판으로 부친 팽이버섯전은 잘라먹는 모양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피자 조각처럼 잘라먹기도 좋고, 가위로 촵촵 한 입 크기로 잘라먹기도 좋다.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에서 상세 레시피 참고.
✅팽이버섯전 재료
팽이버섯 1봉(120g)
달걀 2개(100g)
실파 2줄기(8g)
연두순 1스푼(10g)
포도씨유 1/2스푼(6g)
✅팽이버섯전 만들기
1. 팽이버섯은 아래 균사체 부분을 자르고 뭉친 부분을 뜯는다. 실파는 1cm 길이로 송송 썬다.
2. 볼에 계란을 넣고 요리에센스 연두순과 섞는다.
3. 달궈진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팽이버섯을 동그랗게 깐 다음 계란물을 골고루 붓고 실파를 올려 앞뒤로 부치면 완성!
TIP. 약불로 천천히 익혀야 타지 않는다.
TIP. 후추를 조금 후추후추하면 느끼한 맛이 싹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