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으로 전을 부치면 진짜 맛있어
투두둑거리는 빗소리가 들리면 문득 요리가 땡기는 가을. 요리할 때 나는 소리들도 빗소리랑 닮았거니와, 갑자기 썰렁해진 날씨 때문에 주방에서 흘러나오는 온기가 그리워서다. 오늘처럼 가을비가 쏟아지는 날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쉽고 재밌어서 만드는 사람도 만족감이 크고, 온 가족이 모두 좋아할 만한 오늘의 요리... 그래, '미역새우전'이다!
얼마 전 쟁여둔 마른미역을 꺼냈다. 불리면 수십, 수백 배가 되는 바다 생물(미역은 식물과 유사하지만 식물은 아니라고 한다). 항상 이 정도면 되겠지의 마음으로 한 손 가득 마른미역을 잡아다 불리면 끝내 미역국도 한솥이라, 미역국 먹는 날이면 늘상 손이 크다는 칭찬(?)을 듣는 고마운 식재료다.
미역이 과하게 불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면 소금물에 불리면 된다. 마른 상태로 유통되는 미역은 가공, 유통 중에 맛과 향을 잃기도 하는데, 약간의 소금을 넣은 물에 불리면 바닷속 제 모습인냥 불어남이 적당하고 맛과 향도 적당하다. 먹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또는 진행할 요리에 따라 15~20분 정도,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 '우리 집 미역 불리는 시간'을 발견해 두면 참 좋다.
미역국을 유독 좋아하는 우리 집에서는 누군가의 생일날이 아니더라도 상시 끓여내는데, 조갯살을 넣어도, 소고기를 넣어도, 버섯만 넣고 끓여도, 깊은 감칠맛이 끈끈하고 진득하게 올라오니, 먹노라면 이건 국보다는 수프가 아닐까 하는 별 쓸데없는 생각을 정말 진지하게 하기도 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일부 나라에서만 먹는다는 미역. 여타 국가들에서는 미역을 유해한 바다종으로 보고 제거할 방법을 찾는다는데, 그 맛있는 걸 왜 안 뜯어먹고 골머리인지 모르겠다. 생일 때 특히 빼놓지 않아 더 친근한 한국 미역은 생산지별(동해/남해 등)로 재배 특징이 각기 다르다는데 어떤 미역이든 맛있는 건 매한가지다.
미역에는 대체로 칼슘이나 칼륨이 많아 뼈 건강에 좋고 나트륨을 배출해 주니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도 좋다. 항암, 항균, 항응고 작용을 하는 성분도 들어있어 혈관 질환자나 임산부가 먹어도 좋은 식품.
식궁합은 특히 새우랑 잘 맞는데, 미역과 새우를 한데 엮어 요리하면 감칠맛이 폭발한다. 또 보들보들 미역과 쫄깃한 새우가 만나면 식감도 좋다. 게다가 '불린 미역'은 결착력이 높아 미역국 외에도 만들기 좋은 음식이 있는데, 바로 '전'이다. 밀가루나 부침가루가 없어도 전을 만들기에 충분히 끈적끈적하기 때문. 오늘은 미역새우전으로 승부를 건다.
만드는 법도 참 간단한데, 건미역을 소금물에 10분 정도 불린 후 물기를 빼고 잘게 다져, 다진 새우살과 함께 살짝 간을 하고 반죽해 기름 두른 팬에 부치기만 하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기름에 곱게 부친 미역새우전, 가지런히 그릇에 담고 보니 솔솔 돋는 향과 함께 내 식욕도 폭발이다. 짭조름하고 고소한 미역새우전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미역새우전' 재료
건미역 1.5스푼(8g)
새우 10마리(150g)
(불리기용) 물 2L
(불리기용) 소금 1/2스푼(5g)
요리에센스 연두순 1스푼(10g)
포도씨유 1스푼(12g)
✅'미역새우전' 만들기
1. 건미역은 소금물에 10분가량 불린 후 물기를 빼고 잘게 다진다.
2. 새우살은 물기를 제거해 곱게 다진다.
3. 미역, 새우살, 요리에센스 연두순을 넣고 잘 섞어 반죽한 다음 작은 원형으로 만든다.
4. 예열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반죽을 앞뒤로 고르게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