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치 낭만, 복숭아 샐러드

제 몫의 요리는 누구에게든 낭만이 된다

by 새미네부엌

혹자는 말했다. 낭만은 ‘굳이 찾아서 해야' 한다고. 그래야 비로소 나에게 온다고. 그리하여 여름에 만드는 샐러드는 곧 낭만이다. 습하고 무더운 날 요리를 하겠다고 나선다든가, 한 입 베어 물면 그만인 과일을 기어이 손질해 자르고 예쁘게 담아 소스를 뿌려 하나의 플레이트를 완성하는 것 따위.


아니, 누구에게든 샐러드 ‘요리’가 낭만이었으면 좋겠다. 복숭아 샐러드 같은 게 요리일 수 있을까, 묻는다면 요리의 시발(始發, 욕 아님 주의)로 손색없다고 대답할 것이므로.


어떤 복숭아의 향기가 나에게 더 잘 맞는지, 무슨 모양으로 자를지, 자른 복숭아 살을 어떻게 올려놓을지 ‘고민’하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요리의 낭만’이 생긴다. 제 손으로 씻고 잘라, 제 마음에 드는 드레싱을 제 양껏 뿌려 먹는, 홈메이드 샐러드는 특히나 요리 입문자들에게 낭만이 아닐 리 없다.


털복숭아, 천도복숭아, 납작복숭아, 신비복숭아, 황도, 백도 등 종류에 따라 맛도 향도 제각각인 복숭아는 사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과육에 수분이 많고 단맛이 강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체로 좋아하는 잇 아이템. 6월부터 수확해 늦여름까지만 즐길 수 있는 새침한 여름과일이다.


생으로 먹는 맛이 좋지만 통조림이나 잼 등 가공품으로 접해도 너그러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과일 중 하나(이것은 철저한 개취). 씨를 중심으로 12~16등분 웻지 모양으로 빙 둘러 자르면 딱딱한 씨앗을 빼고 알뜰하게 다 먹을 수 있다. 껍질은 먹는 편이 건강에 항상 더 이로우나, 알레르기 유발 식품으로 껍질에 민감한 반응이 많으니 주의 필요.


중국이 원산지라고 알려진 복숭아는 동양에서 신비로움 혹은 불로장생의 상징으로 커왔다. 예로부터 글이나 그림 작품에 많이 등장했는데 무릉도원이나 도원결의의 장소이기도, 서유기 속 손오공의 과일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그 탐스러운 생김새 덕분인가, 마음에 드는 여인을 뜻하기도. 얼마 전 보았던 <슈퍼 마리오>에서 '피치'를 울부짖던 쿠파가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이것 또한 개취다).


낭만과 신비를 모두 품는 ‘복숭아’로 완성하는 ‘샐러드’에는 항상 취향이 얹힌다. 쌉싸래한 얼그레이 티백을 뜯어 제각각 잘라놓은 복숭아 위에 솔솔 뿌리는 것도, 마스카포네 혹은 리코타 치즈를 쫑쫑 모양내 올리는 것도, 향이 그득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리는 것도. 우리 집에 찾아오는 낭만은 오직 나만이 만들 수 있다.


추신. 올리브유 대신 보드카 혹은 복숭아와 잘 어울리는 과실주 등을 뿌려 살짝 절여 먹어도 역시 샐러드(?)다. 물론 어른만 먹어야 하는 샐러드!



달콤한 복숭아와 산뜻한 얼그레이의 만남. 상세 레시피는 하단 URL 참고.


✅복숭아 얼그레이 샐러드 재료

복숭아 2개(500g)

얼그레이 티백 1개

마스카포네 치즈 4스푼(50g)

딜 약간(2g)

폰타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아르베끼나 1스푼(10g)



✅복숭아 얼그레이 샐러드 만들기

1. 복숭아는 세척 후 물기를 제거한 다음 웻지 모양으로 썬다(내 마음에 드는 복숭아로, 더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껍질을 제거한다).

2. 얼그레이 티백을 오목한 볼에 넣고 수저로 으깬다.

3. 그릇에 복숭아를 담고 얼그레이를 골고루 뿌린다.

4. 마스카포네 치즈를 티스푼으로 떠서(티스푼 2개로 옹송그려 올리면 예쁜 모양이 나온다) 올려준 후 잘게 썬 딜도 함께 뿌려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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