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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Apr 09. 2023

이런 우연이 일어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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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중순 제주도는 예뻤고, 하늘과 바다, 유채꽃과 초록들이 몹시도 선명하게 우리를 반겨주었다. 제주도에는 이틀을 머물기로 했다. 이제 이곳에서 살게 될 거란 생각을 하니 보이는 모든 것에 마음이 실렸다.


도착한 다음날, 우린 연락받은 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생각보다도 훨씬 외지에 있었고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서도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 들어가야 학교가 있었는데 주변은 전부 무밭이었다. 전교생 60명의 작은 학교, 전교생 1800명이던 신도시 학교에 비하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알록달록한 건물 하며 천연 잔디 운동장이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예쁜 학교였다.  


 점점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와 마을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이었다. 우리는 마을 이장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집을 보러 가게 됐다. 학교 바로 앞에 빌라 두동이 나란히 있었는데 이미  육지에서 이주해 온 집이 여럿 있다고 했다. 한번 입주하면 아이들이 졸업하거나, 다시 육지로 돌아가는 경우가 아니면 빈 집이 나오지 않는데 운 좋게 한 집이 나온 거라며 이장님은 연신 자랑을 했다. 아무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아 나 역시 기뻤다. 이장님은 우리가 이사를 온다면 바로 옆집도 육지에서 왔으니 오히려 잘 됐다고 했다.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25평에 방이 3개인 집은 생각했던 것보다 깔끔했다. 무엇보다 1년에 100만 원만 내면 된다고 하니 제주 생활이 익숙해질 때까지 살아볼까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제주에서 무슨 일을 할지도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비용을 줄여야 했다. 이장님이 옆집 사람과 인사라도 하라며 옆집 벨을 눌렀고 잠시 뒤, 남자아이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 문이 열리는 순간, 순항 중이던 우리의 제주행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될 줄을 그때는 몰랐지만!

어? 네가 왜 거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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