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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이의 삶 06화

6. 기억, 흐리고 선명한

다크초코 마들렌

by 은수

요약 문장:

그런 사실을 알리 없던 우리는 주로 숨바꼭질을 하며 놀았다. 그 애는 언니들과 달랐고, 나는 그 애랑 노는 게 재밌었다. 그때 나는 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절대 들키지 않도록 꼭꼭 숨어 있었다.


어린아이에게 순서를 기다리는 일은 무척 외로운 여정이다. 아이의 시간은 유독 느리게 흘렀고, 그럴수록 기억은 선명했다. 그 당시 어른들 세상엔 아이보다 중요한 일이 많았다. 그때, 우선순위를 모르던 어른들의 권위와 형식, 체면 뒤에서 자란 뒤 [기억]을 유산으로 받은 아이가 있었다.


명절이나 제사 날이면, 나는 엄마가 마련해 둔 새 옷이나 깨끗이 세탁된 옷을 입고 아버지를 따라나섰다. 큰집, 그러니까 종갓집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운전석에 앉은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고, 오빠와 나도 창밖만 바라보며 조용했다. 어느 집이나 있을 법한 명절의 풍경, 여기까지 기억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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