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된 기억-천연 효모빵
요약 문장:
무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자만이 바깥에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거야말로 세계를 낯설게 보게 한 계기였고, 낯섦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빚어내게 했다.
천연 효모빵의 맛은 시간이 만들었다. 인스턴트 이스트로 부풀린 빵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깊은 풍미, 씹을수록 드러나는 신맛과 단맛. 공기 중의 미세한 균이 밀가루와 물을 만나고, 한 두번의 실패를 거쳐 다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만 비로소 생명을 가진 효모빵 한 덩이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삶도 쉽게 얻은 성취보다 긴 기다림과 실패를 통과한 경험 속에서만 그 깊이를 드러내지 않나. 급히 부풀려 올린 순간의 성과는 화려했다. 하지만 이내 사그라들었고, 묵묵히 시간을 견뎌낸 과정이 결국 삶의 결을 단단히 만들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우리가 겪은 좌절과 보상의 지연은 우리를 발효시킨 시간이 분명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맛과 향을 갖춘 존재로 성숙해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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