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은 아이들
요약 문장:
엄마가 내 손에 자신의 불순한 소망을 적은 달걀을 쥐여주고 던지게 한 기억이 떠올랐을 때, 엄마와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애초에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것이었다.
인간 삶은 비어 있음에서 출발했다. 플라톤이 에로스를 결핍의 산물이라 말한 것처럼, 우리는 채워지지 않은 사랑을 갈망했다. 아이는 부모의 시선에서, 어른은 또 다른 품에서 그 결핍을 채우려 했다. 하지만 사랑으로 가는 여정은 오해와 불안의 강을 건너야 겨우 손에 잡혔지만, 그조차도 영원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존재는 다시 사랑을 배우고, 건네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부단한 시도 끝에 마침내 사랑은 결핍의 우물을 품은 달콤한 빵을 닮은 모습으로 완성됐다
정리되지 않은 양육자의 어지러운 마음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영향을 줬다. 필요 이상 화를 낸 뒤 후회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뱉어서 아이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그런 양육자를 둔 아이는 자주 길을 잃었다.
내 글쓰기 수업에서 나는 어릴 적 나를 닮은 아이들과 자주 마주쳤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속 그늘을 뒤적여 상처를 꺼내놓을 때마다 나는 잃어버렸던 내 영혼의 조각을 찾은 것 같았다. 그것엔 반가움과 동시에 연민 가득한 슬픔이 담겼다.
아이들이 꺼내 놓은 상처는 대부분 양육자의 무심한 태도나 잘못된 대화 방식에서 비롯됐다. 때로는 훈육과 허용의 경계조차 모호했다. 따끔한 훈육이 필요한 순간엔 어물쩍 넘어갔고, 허용해도 될 일에는 호되게 야단쳤다. 그런 혼란 가운데 아이들 마음속에는 억울함이 먼지처럼 쌓였다.
“선생님, 엄마 아빠는 맨날 영혼 없이 대답해요!”
“맞아요. 우리 엄마도 맨날 나중에 말하래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