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라고 하자!
요약 문장:
슬픔을 숨길 수 없던 아이는 아빠의 부재를 모두가 듣도록 외쳤고, 마음을 숨기고 싶은 아이는 살아있는 아빠도 하늘나라에 갔다고 말할 수 있었다. 잘 있으란 말도 없이 떠나서 돌아오지 않는 아빠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 아이는 아빠가 죽었다는 사실과 정말 아빠가 죽은 게 맞냐는 질문의 중간쯤에서 말을 흐렸다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슬펐다. 그 말이 천진할수록 더욱 그랬다. 차라리 아이가 지어낸 거짓말인 게 나았다. 거짓말이었다고 하면 절대 야단은 치지 않고, 좀 더 크면 안 그럴 거야! 말해주겠다. 아이의 거짓말을 두고 자책하는 부모가 있다면 아직 어린아이니까 그렇다고, 현실과 상상을 구분 못 할 수도 있으니, 믿어주고 속아주자고 말하고 싶었다. 거짓말이라면.
해솔이
1학년 해솔이는 수업에 자주 지각했다. 그때마다 슬픈 표정으로 머리나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담임선생님이 심부름시켜서 늦은 거라 말했다. 하지만 저학년의 방과 후 수업 지각은 절차가 간단하지 않았다. 수업 시작 10분 안에 보호자에게 아이가 아직 수업에 오지 않았음을 전달하고 아이 행방을 확인해야 했다. 40분 수업에 나머지 19명의 1학년을 앉혀두고 해솔이 행방을 찾기 위해 보호자와 통화하는 날이 많았다.
그날은 내가 이미 교실 창문을 통해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해솔이를 봤고, 당연히 지각한 이유도 알고 있었다. 잠시 뒤, 수업 중인 교실로 머리카락이 땀에 흠뻑 젖은 해솔이가 들어왔지만, 나는 늦은 이유를 묻지 않고 태연히 해솔이를 맞이했다.
"해솔이 왔구나? 자리에 앉아요."
해솔은 잠시 쭈뼛거리더니 자리에 가 앉았다. 내가 지각한 이유를 묻지 않은 게 영 찜찜했던 걸까? 잠시 뒤 해솔이는 조용한 교실 공기를 가르듯 큰 소리로 나를 향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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