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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지현 Jun 15. 2017

결혼과 설렘

커피마시고 잠이 안와서 1.

# 아무렇지 않게 있는것 같지만, 관심을 받고 싶다.


메이크업 안한 얼굴에 늘어진 티셔츠와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뻐 보이고 싶다.

피곤한듯 무심하게 털썩 침대나 방바닥에 드러눕지만, 정말 피곤한것은 아니다. 정말 피곤할 때도 있지만.

 하루종일 육아에 지쳐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지만, 혼자 내버려지고 싶지는 않다.

 간신히 아이를 재우고 꿀같은 휴식이 찾아 오면,   텔레비전을 켜고 스마트폰을 먼저 찾는 당신을 볼 때, 가끔은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설레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감정을 이야기 하고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갈 때, 주절 주절 창밖의 풍경이나 옛 추억을 이야기 한다.

 세 문장 이상을 말해도 돌아오는 말은 한 단어일 때가 많다.

 원래 대화를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으니, 그러려니 넘어간다.


 말 보다는 행동이고 표현보다는 진심이 있는 사람이니까.

 나는 그런 당신을 여전히 사랑한다.


#


7년 전 연애를 시작 했을때의 나와 당신은 지금의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4년전 결혼을 하고서의 나와 당신도 지금의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 이었다.


생활을 공유한다는 것은 어쩌면 설레는 사랑이 지속되기 매우매우 열악한 조건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한다고 다시 연애 때로 돌아간다거나, 스무살이 되는것이 불가능한 일인것 처럼 다시 설레는 사랑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해왔지만, 한번도 서로를 낯설게 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나는 내일 다른 사람을 사랑할 것이다.

당신 또한 내일 다른 사람을 사랑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낯선 사람이 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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