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시간을 드립니다.

찌푸린 인상마저도 닮아가는 시간

by 세모아저씨

뛰는 내내, 걷는 내내, 자는 내내—

내내 내내 당신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어찌나 감사한지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옮겨 적다 보면
손끝에서 벗어난 감정을
글자로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때는 당신이 참 부럽습니다.
갈증 없이 살아왔던 거지요?

현재에 충실하고,
하고자 하는 것들과 사랑하는 몇 가지를
열렬히 당신 것으로 만들며—

간결하면서도 색깔 있게.
그렇게 살아왔던 거지요?

나라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도
삶이 내부로 풍성했던 거지요?


저는 당신을 만나 비로소
그 풍성함을 부러워하게 됐어요.

내부의 풍성함.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는 건
제가 그러지 못한 마음을
가졌었단 거겠지요.


이제 와 털어놓지만,
날 만나며 내가 쉽게 고백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면서
당신을 외롭게 하진 않았나요?

아니, 했겠지요.

마주하기 싫지만 했습니다. 외롭게도.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말을
기억하나요?


그래서 나는
그 결론으로 ‘나의 땅’을 선택했었지요.


그런데,

내가 가장 먼저 주었어야 했던 것은
'나의 시간'이었어요.


그것만큼 더 값진 것이 있나요?

무엇으로도 살 수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것.

오로지 당신께 드리는 것.

그게
가장 좋은 것을 주는 것’이었어요.

그런 결론에 도달하고 나서는,


나는 당신과
조금 더 길게,
점점 더 많이,
더 자주 있으려고 합니다.

예고하건대,
누구와 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나의 가장 좋은 것을 드려도 부족한 당신이기에
생각한 결론입니다.

나의 시간을
나에게 쓰지 않고
당신에게 쓰는 것.


그것이 이 연재를 시작한
오롯한 이유이겠지요.


그간 부족했던,
당신을 향한 방향으로 쓰이지 못했던 시간들도
이제와 돌이켜보니,

그 분절된, 아무 관계없어 보이는 시간들도
뭉터기처럼 붙어요.

잊히지 않고 다시 당신께로 향할 때요.
지나온 시간들끼리 붙어요.
미안함으로도 붙고 추억으로도 붙고.
오히려 보태서 붙어요.


나만을 위해서 헤매던 시간들이 쌓아서 쓰러지는 순간
그 끝에는 늘 당신이 있는 걸 아는 순간

지나온 시간, 그것들은 꼭 복리처럼 보태어지더라고요.


일과 공부와 사랑 중,
사랑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오.


라고 성경의 한 구절을 빌려
당신에게 어느 순간
여러 차례 말했었죠?

풀어서는 이렇습니다.


1. 일

그래서 그중에,
일을 하는 순간에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나와 당신을 생각하며
나의 아이디어 안에
당신을 떠올리는 방법으로도
함께한다고 생각했어요.

공통점이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참 축복이네요. 하지만 그건 내 판단이고요.

일하는 나의 ‘나’는
쉽게 당신을 떠올리기 좋거든요.

그니까 얼마든지 떨어져 있어도 된다고도

생각했어요.

당신을 떠올릴 수 있는 일인 거라고
공통된 거라고 내 멋대로 생각했네요.

하지만 일은 이제 정해진 시간만큼
해도 되겠죠.


2. 공부

당신 덕분에,
공부는 마쳤습니다.
정말 덕분에요.
늘 감사합니다.

공부를 마쳐 가면서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에 머무르던 시간만큼을
이제 당신께 드리고 싶다고요.

그런데, 그것도 내 또 내 판단이었어요.
그 긴 시간 동안
나를 데리러 오고,
나와 밥을 먹어주러 오던
당신의 애써 움직이던 시간은요?

난 눈에 보이는 받은 만큼을 되돌려

줄 생각만 했나 봐요. 내 판단에.


그래서 그 학교에 있던 머무르던 시간만이 아니라,
당신을 만나러 가는 움직이는 시간에도
당신을 위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나의 물리적인 시간으로 사랑이
한 번 더 증명될 때까지 판단을 또 합니다.


3. 사랑

언젠가 일도 끝나고,
공부도 끝난 대도,

영원한 것은 당신이라고
생각했다고를 적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아직도 그렇게 믿고요.

영원했으면 하는 것은
오직 사랑.
그 사랑이 당신뿐임을—

한 번 더 깊이 인지하는
오늘의 글입니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인상 쓰는 모양도,
타이밍도,
대상도
닮아버린 당신을 보며—

느꼈던 그때의 마음을
다시 떠올립니다.


4. 시간 ⤴ 3.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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