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때문에 후회하고 있다면? 당신의 뇌를 탓하세요

주주상담실 Psycle #36.

by 오세준

여기저기에서 비트코인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 아마 밤잠을 못이루고 계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죠?

“그 때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는데!!!”


비트코인발-후회 신드롬이 휩쓰는 요즘, 여러분의 마음을 달래 줄 좋은 심리학 아티클을 하나 요약해서 소개합니다(전문 번역은 귀찮습니다 --;). 마침 제목도 딱이네요. “만약 비트코인 부자가 못되서 슬프다면, 그건 당신의 두뇌가 후회하게끔 만들어져있기 때문입니다 If you're sad you're not Bitcoin rich, it's because your brain is wired for regret” (원문 링크)”

그럼, 한 번 살펴볼까요?


뒤늦은 깨달음

후회 관련 연구 전문가인 Miami University의 심리학 교수 Amy Summerville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내가 만약 그 때 그렇게 했다면...’ 식의 사고를 하기 쉽다고 합니다. 실제 현실과 대비되는 가상의 현실(내가 만약 그 때 비트코인을 샀다면?)을 처리하는 능력은 무려 4살 쯤이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게 오늘날 우리를 후회의 늪에 빠지게 만드는 능력이기도 한 거죠.

1단계. 반(反)-사실적 사고 :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다는 식의 생각하기

우리는 특히 사후확신 편향, 즉 자신의 의사결정이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 있었다고 ‘상상’하면서 후회의 문을 열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 Summerville 교수는 따끔한 일침을 놓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가 실제론 갖고 있지 않았던 기회가 마치 있었던 것처럼 상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접니다 ㅠㅠ) 정말 우리는 그 때 비트코인을 살 만한 돈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요? 정말 우리는 아직 거래소나 스마트폰앱이 나오기도 전에 비트코인을 채굴하거나 구매하는 절차를 밟을만한 시간이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때 샀었더라도, 그 엄청난 가격의 롤러코스터 속에서도 안 팔고 끝까지 견딜 수 있었을까요? 여기에 대한 우리의 솔직한 대답은 아마 ‘No’일 겁니다.


자기과신

우리는 원래 세상을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는데 꽤 능합니다. 만약 자신이 비트코인을 일찌감치 사서 부자가 되었다면 그건 자신의 탁월한 예측능력에 따른 선경지명 덕분이었다고 자랑하기 쉽상이죠. 하지만 그건 우리의 능력이 아닌 행운, 혹은 당신이 얻은 좋은 정보 덕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과신은 과거의 기회들을 과대평가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필자가 2012년 1월에 노트북 구매할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다면, 지금쯤 갓물주가 되어 있겠다며 후회하고 있다고 치죠(ㅠㅠ). 하지만 그 땐 노트북을 사기 위해 돈을 모은 상태였고 다른 무엇보다도 노트북이 우선순위였었죠. 게다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선 그야말로 유노낫씽인 상황. 사실상 비트코인 살 기회 따위는 없었던 겁니다(타임머신 플리즈!). 이제 와서 마치 그 때 기회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기.기.만! (타임머신 삽니다)


당신의 의사결정은 어떤 유형입니까?

Summerville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어떤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최고의 결정을 내리려는 사람.

2. 어떤 상황에서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요건과 이를 충족시킬 해법들을 준비하는 사람.


우리가 컴퓨터를 살 때도, 가만보면 시장에 나와있는 컴퓨터 중에 무조건 최고의 컴퓨터를 사려는 사람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적절한 모델을 사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자일수록, 즉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최선의 선택을 하려는 사람일수록 후회를 더 자주 한다고 합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죠. 어떤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비트코인으로 떼돈을 버는 모습을 보고선 자신도 최고의 성과를 얻겠다며 전재산을 투자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현재 재무상황에 맞춰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설령 비트코인을 사도 소량만 구매하는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과연 누가 옳은 걸까요?


후회로 괴로운 당신에게

비트코인을 못사서 후회를 해도 좋고, 갑자기 부자가 된 친구를 질투해도 좋습니다. “그 때 그걸 샀었어야 했는데...”하며 후회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러한 후회가 지속되면서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우울과 불안이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면, 그건 분명 문제입니다. 특히 반추rumination, 즉 후회를 반복해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것은 우리의 정신건강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럴 때면, 잠시 과거의 자신을 질책하는 일을 멈추고 현재의 자신을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춰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는 꽉 찬 비트코인 지갑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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