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어려워졌다.
We will rise, again.
회사가 어려워졌다.
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많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냥 놔두면 파산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다.
구조조정은 필수였다.
기존 운영인력을 3~4명 잘라야 숨통이 트이는 상황.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직원 3명을 자르는 쉬운 길이 먼저 보였다.
마침 매출도 빠졌겠다.
명분도 충분하고 평소 문제 있는 직원을 내보낼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려운 길 또한 눈 앞에 놓였다.
지금 있는 모든 인력을 안고 가되, 모두가 빠짐없이 주 5일에서 주 4일 근무로 전환하기.
거기에다가 영업매출을 X억 정도 올려서 전년도 매출 수준으로 복귀시키고 각자의 운영 캐파가 차는 순서대로 5일 근무로 복귀시키기.
이 모든 것을 늦어도 1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과 주 4일 전환 시 지원금은 영원히 주어지지 않는다.
빠른 시일 내에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그만큼의 빚이 통장에 쌓인다.
하지만 우리에게 갈 길은 참으로 아득해 보였다.
느슨한 조직문화에 제대로 된 평가와 보상의 부재.
매출이 늘면서 일이 늘어 힘들어하는 직원들을 위해 사람을 뽑다가 결국 떠안게 된 과도한 인건비 지출이라는 리스크.
낮은 생산성에 프리라이더의 존재까지.
우리가 안은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밑 빠진 독처럼 버는 돈 대비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흐르는 물처럼 경영하다가 결국 아래로 처박힐 일만 남은 위기의 순간에,
나는 내가 마음의 숲에서 보낸 지난 7년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책임을 지기로 했다.
이 문제를 맨 앞에서 부딪혀 보기로 했다.
그냥 포기하고 내 살길을 찾기엔 내가 여기에서 보낸 시간과 노력이 참으로 아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건 나답지 않았다.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실수를 했지만 포기하거나 피한 적은 없었으니까.
어제.
먼저 위기극복 방안 초안을 잡고 대표님, 그리고 나머지 팀장들과 논의했다.
대표님은 고민 끝에 결단하셨다.
모두에게 고통의 분담을 요구한 대신,
본인 스스로도 더 큰 위험과 희생을 감수하기로(a.k.a. 본인 돈).
오늘.
나는 본부장직을 신설해 셀프 임명하고 모두의 앞에서 발표했다.
1%의 룰.
앞으로 모든 영업과 재계약에 성공해 계약서 도장을 찍는 즉시 인센티브를 꽂아주기로 했다.
매출의 1%.
1억을 수주하면 다음 달 월급에 100만 원 추가.
그리고 영업매출 마일스톤 n억에 도달하면 영업팀원 전원에게 1%씩 개별 지급(들으면 오오! 할 정도)
오히려 급여 삭감 전보다 더 받을 수도 있는 파격적인 안으로 마련했다.
대신 그 안을 낸 나는 1% 인센티브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회사의 총매출을 내 연봉과 연동시켰다.
매출이 줄면 연봉이 줄고 매출이 늘면 연봉도 늘어나게끔 말이다.
지금까진 최악이 동결이었지만 앞으로는 최악이 삭감이 된 것이다.
모두에게 전년도보다 덜 벌면 그만큼 깎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EAP(기업상담)와 CAMI(반려견 심리검사) 사업 두 개를 모두 맡은 만큼 주 5일 일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자발적으로.
내가 희생하지 않으면, 손해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다른 팀장도 나와 동일하게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대신 매출을 올려 스스로 연봉 인상을 시키기로 했다.
모 팀장의 경우 이직 유혹을 물리칠만한 대우를 '먼저'해주기로 하고 붙잡았다.
전년도 회사 매출의 1/3을 책임진 당연한 대가였다.
하지만 나는 인센티브 비율을 더 가져가고 싶은 직원의 요구를 반영해서 내 몫을 없앴다.
항상 내 몫을 계산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잘할 자신이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당장 내 몫을 가져가는 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대신 예전부터 내가 대표님에게 요구한 바를 관철시켰다.
철저한 성과 평가, 그리고 즉각적인 보상.
이 두 가지를 조직 내에 들여놓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 위기가 곧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내용의 발표가 끝나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다시 눈빛들이 살아나고 각자가 성과를 낼 때의 몫을 즐거운 눈빛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대표님에게는 일단 믿어달라고 했다.
평소 3명만 힘을 합치면 세상에 못 이룰 일이 없다고 하신 대표님 말씀을 입증할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다.
과연 1년 뒤 나는 오늘 어떤 글을 쓸까?
망했다고 쓸까?
아니.
오늘 오후에 회사 한편에 모여 앞으로 청소비용을 아끼기 위해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회의를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체 카톡방에 대표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기다가 마음의 숲 파이팅 릴레이를 갑자기 시작한 직원들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청소 역할 분담에서 나를 자발적으로 빼준 직원들의 배려를 보면서 ㅋㅋㅋ
확신했다.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름 그대로, 직장인들의 마음을 위한 숲이 될 것이다.
-----
잠깐의 영업.
마음의 숲은 2012년 만들어진 기업 심리상담 및 교육 전문기업입니다.
국내 최초로 노사 학회 협력 모델로 기아자동차 마음산책을 만들었고 감정노동 효과성을 검증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지만 각종 시민단체와 중소기업들도 저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엄혹한 시기에 조직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진단하고 심리상담 전문가와 심리교육 프로그램을 연결시켜 스트레스 대처 역량을 키우고 건강한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모든 분들께 저희 마음의 숲을 추천합니다.
대표님 제외 조직 최고령자가 저(40) 일 정도로 젊고 열정적인 직원들이 모여 고객사들에게 헌신적으로 최고의 EAP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반려견 심리검사 서비스 CAMI를 개발해서 제공 중입니다.
*홈페이지(개편 중).
마음의 숲 : www.mindforest.co.kr
CAMI : www.cam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