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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준 Jul 04. 2022

자경문(自警文)

220704

나름 자녀 양육에서 신경 쓰는 몇 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다. 


1. 건강

2. 다양성

3. 내로남불 금지


1번의 중요성은 뭐 말할 것도 없으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 심신의 건강을 어떤 목표의 달성을 위해 희생시켜도 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는 걸 지켜 봤고, 그 결과가 점진적 파멸이라는 것도 봤기 때문에 각별히 유념하는 중이다.


특히 학업을 위해 건강을 희생시키는 단기적 이득/장기적 손해를 감수하는 멍청한 부모들과는 백만광년의 거리를 둘 예정이다. 멍청이들과는 가까이 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처음부터 멀리 하는 편이 낫다. 


2번 다양성은 문화/인종/성정체성/계층을 모두 포괄한 개념인데, 일단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다양성을 직접 체험하고 인지하고 수용하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게 안되면 납작한, 1차원적 인간이 되어 버리는데 아무리 자식이라도 그 마음의 범위가 하나의 도시, 하나의 국가를 넘지 못하는 1차원적 성인으로 자란다면 키운 정이 남아 있을 뿐 진심으로 마음을 통하기 어려운 법이다.


어른으로써 아이를 안전하고 무해한 환경에서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양한 문화와 인종, 성정체성, 계층들과 마주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어도 흑인 무서워, 동성애자 변태야, 가난한 사람들은 더러워 등 온갖 편견과 선입견으로 무장했던 돌아가신 할머니 세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3번 내로남불 금지는 내가 안되는 건 자녀에게 강요하지 말기를 압축해서 표현한 거다.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가장 짜증나는게 바로 본인들도 못하는 걸 자녀들에게 자꾸 명령조로 잔소리하는 거였는데, 나도 애키우다보니 가끔 그럴 데가 있어 이 또한 경계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내가 어렸을 때 속으로 납득하지 못했던 어른들의 모습을 내가 반복해선 곤란하지 않겠는가?


오늘 아내와 우리 둘의 평소 대화 태도가 별로 부드럽지 못하고 이런 점이 아이의 언행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특히 3번은 아이의 지각과 분별이 더욱 영민해지는 나이라 더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팔정도를 다시 닦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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