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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준 Jul 15. 2022

아빠, 태극 1장 못외웠어?

딸기 220715


7살 딸에게 태권도 태극 1~4장을 레슨 받으면서 잘한다고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다음날 1장을 또 시키는데,,,


 왜 배웠는데 하지 못하냐고 구박을 받았다.


아니 두 번 따라하고 어떻게 태극 1장을 외운단 말입니까???


에잉 너무하네...


아무튼 이번주 일요일 국기원 심사가 코로나 19 유행으로 학부모 참관을 허용하지 않아 무척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아빠에게 가르칠 정도로 품새에 숙달된 것을 보며 대견스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참 기분이 좋다. 


팔뚝에 안겨 있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 이리저리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고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면 참 세월이 무상하다. 


나는 조금씩 병들고 늙어가지만,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면서 삶이 또다른 주기로 접어들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저 가족들이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난 수요일 출장 갔다가 만난 아버지의 팔다리 근육이 조금씩 빠지는 것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아리지만, 


아버지의 늙음이 곧 나의 미래이기도 하다. 


아버지 얼굴에 돌아가신 할머니 얼굴이 담겨 있고, 내 얼굴에는 아버지가 담겨 있다. 


그렇게 삶이 흐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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