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안, 기사와 세 명의 승객이 있었다. 50대 신사와 회사원 차림의 젊은이, 중학교 1~2학년쯤 돼 보이는 소녀가 있었다. 한 정류장에서 80세 전후로 보이는 노인이 탔다. 그는 양손에 묵직한 비닐봉지를 끌고 힘겹게 버스에 올랐다. 노인은 “요금이 없어서 미안하다. 조금만 태워달라”며 기사 뒷자리에 걸터앉았다. 기사는 “요금도 없이 버스를 타시면 안 됩니다”면서 “다음 정류에서 내리세요”라고 말했다. 일순 버스엔 긴장감이 돌았다.
노인은 자리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거듭 “미안하다”고 했고, 기사는 “그러시면 안 된다, 내리시라”고 했다. 여기까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중간쯤 앉아있던 소녀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기사 아저씨, 할아버지 내리라고 하지 마세요! 차비가 없다고 하시잖아요.” 더 놀란 것은 소녀의 다음 행동이었다. 소녀는 버스요금 박스에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집어넣었다. 뜨악한 표정을 짓는 기사에게 “잔돈은 할아버지 같은 분들이 타시면 요금으로 계산하세요”라고 말했다. 침묵이 흘렀다.
진정 당혹스러운 쪽은 신사였다. 자신의 지갑에 있는 몇 장의 지폐가 떠올랐다. 슬며시 한 장을 빼냈다. 다행히 소녀는 내리지 않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신사는 목적지에서 버스 문이 열리자 소녀의 외투 주머니에 만 원짜리 한 장을 슬쩍 집어넣고는 죄인처럼 도망치듯 버스에서 내렸다. 신사의 만 원을 소녀가 어찌했는지, 소녀의 만 원을 기사가 어찌했는지 알지 못한다. 신사는 여기까지의 얘기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고백하면서 소녀에 대한 어른의 죄책감을 씻고 싶다고 했다.”
- 출처: 한국일보 정병진 논설고문
공동체는 사람들이 공통의 목표, 가치, 그리고 관심사를 공유하며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는 집단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집합체를 넘어, 구성원들 간의 유대감과 상호 의존성이 강하게 형성된 사회적 구조를 지칭합니다. 공동체는 개인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회적 자본의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공동체는 지리적, 문화적, 또는 가상적 공간에서 형성될 수 있으며, 구성원 간의 상호 작용과 협력에 기반을 둡니다. 예를 들어, 마을이나 도시 같은 지리적 공동체는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살면서 형성된 유대감을 나타냅니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나 취미 동호회는 관심사나 활동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예입니다.
공동체의 중요성은 여러 측면에서 드러납니다. 공동체는 개인에게 소속감을 제공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행복을 추구합니다. 공동체는 이러한 관계의 기반이 되며, 개인이 사회적 고립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공동체는 사회적 지원망을 형성하여 어려움에 처한 개인을 돕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재해나 개인적 위기 상황에서 공동체의 지원은 생존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구성원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이를 통해 공동체 전체의 회복력도 강화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의 의미는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도시화와 정보화의 발전은 전통적인 공동체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가능하게 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의 관심사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합니다.
공동체는 개인과 사회의 건강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인간은 공동체 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번영을 추구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의 형태와 기능은 변화하고 있지만, 그 중요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우리 모두가 소속감을 느끼고, 상호 지원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