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물든 여름휴가 첫날

by 고니비니SN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계절, 매년 이맘때쯤이면 동생이 사는 동네에서는 시에서 운영하는 워터파크가 문을 연다. 주민 우선이라 미리 예약이 필요해 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동생에게 연락을 넣었다.


“세진아, 형부 목요일부터 휴가야. 작년에 너희 동네 워터파크에서 빈이가 신나게 놀았는지 올해도 가고 싶다네. 예약 좀 부탁해.”

언니의 부탁을 받은 동생은 망설임 없이 일정을 잡아두었다. 다만, 올해는 남편이 손가락을 다쳐 물놀이에 함께하지 못했다. 대신 동생과 내가 딸과 함께하기로 했다.


처음 물에 들어간 딸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요리조리 워터파크 곳곳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허리 통증으로 활동이 어려운 언니를 대신해, 조카와 함께 물썰매를 타주는 동생의 모습은 더욱 고마웠다. 가족이란, 이렇게 서로를 채워주는 존재가 아닐까 싶었다.


워터파크는 45분 운영 후 15분 휴식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잠시 물 밖으로 나와 앉아 있자니, 그 규칙 하나에도 운영진의 진심이 느껴졌다. 어쩌면 원칙이란 건 불편함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배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웃음이 넘쳐흘렀다. 누군가는 물총을 들고, 누군가는 튜브를 안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웃고 있었다. 멀리서 찾던 행복은, 실은 바로 이 순간들 속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물놀이가 끝난 뒤, 우리는 고기를 먹으러 갔다. 인근에서 인기 있는 식당이라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누구 하나 짜증 내지 않았다. 그 사이 우리는 동네를 산책하고, 인형 뽑기 가게에 들러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기다리다 마침내 우리 차례가 왔다. 돌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은 숯향을 입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우리의 입으로 들어왔다. 한 점, 한 점 입에 넣을 때마다 육즙이 터지고, 기다림의 보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렇게 이모와 함께한 여름휴가 첫날은 웃음으로 가득 채워졌다. 남편이 물놀이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가족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우리는 또 하나의 소중한 기억을 만들 수 있었다. 오늘의 이 하루가, 아마도 올여름 가장 빛나는 장면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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