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먹는 아이

네 살 아들의 예쁜 말

by 다다리딩

엄마가 친구들 만나러 부산간 날.

아들 둘은 서로 나와 자겠다고 울기 시작했다.

진우가 자야 후 옆에 누울 수 있다고 하자 후는 순순히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진우는 쉽게 잠들지 못해 잘듯 잘듯하다 못자고 짜증 가득한 울음을 터뜨렸다.


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정말 밤이 싫어. 아침만 좋아. 깜깜하기만 하니까 도깨비가 나오잖아. 밤을 다 먹어버리고 싶어. 누에처럼. 오늘 밤은 책 읽지마. 진우가 자꾸 깨니까 그냥 자요."


진우가 잠들자 후는 환하게 웃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귓가에 던지고는 이내 잠이 들었다. 후가 누에가 되어 소리없이 밤을 갉아먹는 모습을 떠올리며 잠을 청한다. 대식가 후라면 아마도 밤을 갉아 먹을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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