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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리딩 Sep 02. 2020

 BTS '다이너마이트',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마음

따뜻한 위로

 BTS, "다이너마이트는 좋은 성적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표한 곡"

오늘 아침  현관문 앞에 던져진 신문을 들었을 때, 첫 장에서 방탄소년단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연속되는 코로나 확산세, 증시의 급등, 거리두기로 인한 나라 안팎의 몸살, 데이터의 중요성과 디지털에 대한 변화.... 그런 기사만 보다가 '다이너마이트 터트린 BTS, 빌보드 또 점령했다'라는 신박한 기사를 보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들이 결국 해낸 것이다. 정말, 최고! 최고 중에 최고!


나는 한 번도 덕후인 적이 없었다.

 친구들이 좋아해서 가수를 좋아하고, 어울리려고 관심을 가진 게 일반적. 누군가에게 흠뻑 빠져든 적이 없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BTS 역시, 나는 멋있다고는 생각해도 덕후가 되지 못한다. 태생적으로 에너지가 별로 없는 것인지 연예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삶을 관찰하는 것은 덕후처럼 하고 있다. 누구에게 깊이 빠지지 못한 채. 그래서 BTS에 열광하는 아미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나 아닌, 가족 아닌 누군가를 어쩜 저렇게 진심으로 응원하고 사랑하는지. 그저 신기하다. 어쩜 나의 삶이 팍팍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생계와 관련 없는 스타를 사랑하고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내 삶에서 사치처럼 느껴져서 일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BTS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세상 처음 직면한 어려움이자 곤혹감이었다. 매 순간 조심스러웠고 행복했지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생명을 책임지고 길러 내는 일은 너무나 애가 많이 쓰이는 일이었다. 왜인지 아이는 잠을 푹 자지 못했고 늘 울었다. 그 울음의 원인을 몰라 늘 조바심이 났고 육아 정보를 찾기 위해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샀다. 누가 뭐래도 폴더폰을 쓰던 내가!


 하루 종일 잠을 잔 시간을 다 합쳐도 4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낮에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한다고, 밤에 아이가 잠들면 너무 피곤해서 잠들지 못한 불면의 나날이었다. 1%라도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 천 기저귀를 쓰고, 쥐어짜듯 울며불며 안 되는 모유수유를 3년간 했으며, 유기농 음식으로 이유식을 정성껏 만들여 먹였고 티브이라곤 보여주지 않고 매번 책 읽어주고 함께 아이처럼 놀았다. 그런 시기였다. 내가 가진 것 중 최고를 주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내가 노력해서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느 날, 남편이 시간을 내 나와 아이를 데리고 멋진 카페로 갔다. 거기선 요즘 유행하는 듯한 음악이 계속 나왔다. 나는 아이를 살피느라 그 음악이 소음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어떤 음악이 나오는 순간, 나는 남편을 돌아보며 이렇게 물었다.


"이거 누가 부르는 노래야? 좋네."

남편은 방탄소년단이 부른 노래라고 했다. 제목도 말한 듯했지만 나는 매번 잊었다.

그리고 그 후로도 내가 외출할 때, 방탄소년단이 부른 노래가 나오면 어김없이 남편에게 물었다고 한다.

"이게 누가 부르는 노래야? 좋네."

사실 나는 기억도 잘 못하는데 그런 내가 남편은 안쓰럽기만 했다고 했다.

돌아서면 누가 부른 노래인지도 기억 못 하고 또 묻는 아내가. 집에 가서 틀어봐야지 해놓고 항상 동요나 클래식만 트는 아내가.

BTS노래에는 그때도 지금도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던 듯하다. 그들은 단순한 인기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봐주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유튜브라는 새로운 판로로 자신들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며 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그 과정에는 누구든 꿈을 꿀 권리가 있고, 작고 약한 존재라도 반짝일 수 있다고 진심을 담아 희망을 준듯하다. 그래서 그 정신없는 시간들 속에서도 나는 그들의 노래로 마음이 곧잘 따뜻해졌나 보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BTS, 아미들

어김없이 빌보드 100 1위 소감에서 BTS는 아미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작고 반짝이는 별들에게. 은하수를 이루는 별들에게. 그 따뜻함이 전해져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생활 전선에서 힘들었던 나는 따뜻한 집밥을 먹으며 '다이너마이트'를 들었다. 어김없이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요란스럽지도 너무 높지도 않게 마음이 붕 날아올랐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가급적 다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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