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 그런 것 같다, ~ 할 수 있을 것 같다.'처럼 자신의 마음을 자신도 모른다는 듯
자신 없는 태도가 드러나게 초안을 써온다. 그러면 이렇게 말한다.
"내 눈에도 보이는 너의 장점을, 너는 모르니?"
"아닌 것 같아서요. 열심히 안 한 것 같아서요."
"네가 자소서에 쓰는 단어에 네 의지와 생각과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 그러니까 지금 당장 화장실 가서 거울 보고, 네가 할 수 있는지, 정말 합격을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준비되면 이렇게 열 번 말하고 와. '나는 내 능력을 믿어. 나는 해낼 저력이 있어.' 그리고 자신 없으면 대학을 낮추던가. 스스로 그렇게 나는 자신이 없는데요 하면 누가 뽑아주겠니. 글로 너의 능력을 어필하는 건데. 자신이 생기면 나에게 다시 와."
나라고 왜 그 마음을 모르겠는가.
살면서 모든 것이 나보다 높아 보이기 일 수인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군가 나에게 건넨 작은 긍정의 말들이
참 나를 반짝이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런 말들이 내 가치와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는 초석이 되었다.
언젠가 수업 시간에 문학 작품과 관련해서 '자부심'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요? 내가 별로라서 아무도 칭찬을 안 해주면요? 부모도 나에게 모진 말만 하면요? 그럼 자부심은 어떻게 키워요."
아이들은 슬프게도 자랄수록 뭔가 하려고 하면 할수록 긍정의 말들과는 멀어진다고 앞다투어 말했다.
"그럼, 거울 속 너에게 말해. 사람들이 네 가치를 몰라준다고. 너 스스로 말해. 넌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어른들도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면서 살아가거든. 원하는 직업, 꿈, 삶의 방식, 내 마음.... 참 많은 걸 아는 척 하지만 모르면서 살아. 자신을 잃기도 하지. 그런데 네 스스로 거울을 보며 너와 이야기한다면, 긍정의 말을 매일 건넨다면 넌 누구보다 반짝이는 사람이 될 거야. 스스로를 응원하는 강한 사람이니까."
퇴근 후, 집에 오니 아이들의 자소서가 눈 앞에 그대로 펼쳐진다.
매번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교 때 돈이 필요해 공사 지원하는 자소서를 봐준 적이 있다.
5명의 선배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장점을 캐치해 자소서의 수정 방안을 짚어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