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싫으면 몽땅 싫어질 수도 있구나.
육아 시간 쓴다고 작년엔
엄청나게 눈치 주더니,
올해는 교사들이 재택근무할까봐
엄청나게 눈치 주는 한 사람이 있다.
"재택근무하면 수업 제대로 안 되는거 아니야? 내가 지나가면서 좀 보게 빈 교실에 들어가서 티비 모니터에 화면 띄워놓고 실시간 수업 하세요."
내가 그 사람이 좀 싫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교사를 믿지 않고 있구나, 의심하고 열심히 안한다고 생각하는구나를 근 2년 동안 너무 뼈져리게 느껴서다. 나이들고, 애엄마들은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지, 대 놓고 싫은 내색이다. 아니 앞에서는 웃고 뒤돌아서면 빈정댄다.
동료들은 그를
시대적 상황을 감지 못하는 갑질이라고
법적으로도 공문으로도
재택근무 시간은 쓸 수 있도록 명문화 되었는데
못 쓰게 한다고
뒤에서 엄청나게 욕했지만,
나는 작년에 그들이
영유아 자녀를 둔 엄마들이
한 두시간 일찍 가는 것 두고
민폐라고,
일찍 가는 거 꼴보기 싫다고
육아 시간을 쓰는 내 앞에서도
"선생님, 얘기는 아니구요, 다른 선생님이요~"라는 면죄부 아닌 면죄부식의 어법으로 돌려말했다. 그런 날이면 마음이 멍들어 엉엉 울면서 집으로 오곤 했다.
육아시간도 법적으로 명문화된 것인데,
그 권리 쓰는 것도 그렇게 눈치 줬던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퍽이나 재밌고 씁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땐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으면서 이렇게 글로 까는 나도 너무 씁쓸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