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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리딩 Apr 20. 2021

매일 오전은 글 쓰는 시간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유독 감정이 예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걷어내지 않으면 내가 거기에 갇힌다.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도 감정을 살필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나에게 있어 글이다. 단지 감정 레기통이 되지 않길 조심조심할 뿐이다.


시골에 내려와서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글을 쓰려고 한다. 기록되지 않은 시간은  두리뭉실하게 존재하다 휘발되기 일 쑤니까.


부모님께 "글 쓰고 올게요."라고 말하며 근처 카페로 향할 때 마음 속에는 두 가지 감정이 존재한다.


하나는 부끄러움.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책을 내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독자가 없을 글을 매일 쓰는 이유는 하루키 역시 매일 글을 쓰는데, 내가 무어라고 재능의 유무를 논하며 폼만 잡는가 싶어서.


또 하나는 자족감.


매일 가장 정제되고 순도 높은 시간을 빼내어 내 삶에서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 글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욕망을 내려놓고, 찬찬히 삶에 대해 성찰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진다.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 생이 의미 있는 것이라는 걸 씀으로써 인정하게 된다. 마음 깊숙이 수긍하게 된다.  내 글 속에서 평범한 일상이 반짝이고 의미를 가지는 과정을 사랑한다.


오늘도 나왔다.


글이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지 않도록, 감정적인 인간이 좀 더 삶을 의미 있게 관찰하여 기록할 수 있도록 사부작사부작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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