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소심한 딴짓

밥벌이도 좋지만 다른 것도 해보고 싶어!

by 다다리딩
선생님이 되었던 이유?

누구를 가르칠 깜냥이 없는데, 수줍고 수줍어 말도 잘 못하고 심장만 벌렁대는 소심한 사람인데 어쩌자고 선생님이 되었을까.

소심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세계가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아이들의 순수에 머무르고 싶어서. 어찌 됐건 나는 문학이라면 훅 빠지기 일쑤였고, 스토리 있는 사람만 있으면 주야장천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던 딸에게 강하게 교사의 직업을 권한 것은 교사인 아빠였다. 무엇하나 똑소리 나게 잘하는 게 없는 딸에게 안정적인 밥벌이는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아빠는 늘 몽상가인 내가 '꿈', '동기부여', '공감' 같은 추상적 단어들을 붙잡아 누군가의 성장을 옆에서 응원할 수 있는 재능이 있었다고 하셨다. 그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잘난 교사는 자신 없었지만 다정한 교사는 자신 있었다. 나처럼 마음이 유약하고 재능 없음에 좌절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괜찮다고 말해줄 어른으로 살고 싶었던 것이 교사가 된 가장 큰 이유라면 이유였다.


국어사전 : 딴짓 [딴짇]
[명사]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에 그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동을 함. 또는 그런 행동.


선생님을 하면서도 나는 자꾸만 딴짓에 눈이 갔다.

여력이 남아서라기보다, 늘 동경하던 삶이 업무적으로 유능하면서, 색다른 이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은 바람이 있어서였다. 퇴근 시간이면 이것저것 배우고 참여하느라 바빴다. 굳이 홍대까지 가서 탭댄스를 배우고, 굳이 주말마다 이 동호회 저 동호회 다니면서 재주 많은 사람으로 살고 싶었으나 그 배움들은 그저 하나의 딴짓을 찾아 헤맨 스토리로 남았다.


재미는 있었다만, 그것은 내가 정말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직장생활 외에 좀 더 인생을 풍요롭게 살도록 해주는 생산적인 딴짓이 필요했다.


내가 원하는 딴짓은 일과 전혀 관계없는 행동이 아니라, 'other things'에 가까웠다.


나는 본업이 무척이나 중요하고 잘하고 싶은 사람이다. 본업의 잔가지 치기의 딴짓은 내가 잘하는 것 외의 다른 것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욕구의 발현인듯하다. 수업도, 학생들과 상호작용도 잘하고 싶고 교사라는 직업 외에도 다른 삶의 지위를 가지고 싶은 욕구. 가장 하고 싶은 딴짓은 '작가'라는 직함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오늘도 또 다른 'other things'를 하는 사람의 삶을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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