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었던 시간 속으로 걸어가.

다시 어린이가 되었다.

by 다다리딩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 무엇이든 읽고,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야한 했던 시절이 있었다. 조금 다른 삶을 위해, 내게 주어진 시간들이 무조건 의미 있어야한다는 조급증, 혹은 강박증. 그것이 늘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한때의 시간들.



아들이 며칠 째 아프다.

감기인 것 같다가도 장염인 것 같다가도.. 가는 병원마다 말이 달랐고 처방도 달랐다. 콧물도 기침도 없는데 그냥 묽은 변을 좀 보는데 온갖 증상의 약들을 처방했다.


확신이 없으면 그런가보다. 이것저것 의심이 가는 것들을 잠재워줄 과다한 처방.

그것으로 혹시나 싶은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까.


아들은 다행히 사흘을 앓고 보리차와 쌀밥만으로 나았다. 혹시나 싶어 처방 받은 과다한 약들은 어딘가를 지구 어딘가를 오염 시키며 사라질 것이다.



아파서 떼쓰기가 갑자기 엄청나게 는 아들을 안고 자장가를 부르고, 그래도 잠 못들면 동요를 불렀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그 노랫말에 가슴 찡해온다. 혼자 남아 잠든 아기, 혼자 있을 아기를 생각하며 일하는 엄마.


품에서 안떨어 지려는 아들을 안고

춤 추듯 이리저리 방을 돌다

팔베개해 겨우 눕히면

가만히 있는 정지의 시간.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두려움이 일면 잠시 서성여도 괜찮다.

다만, 생각과 두려움의 과잉에 빠지지 않으면 된다.


엄마가 되고,

군것질을 다시 하게 되었다.

만화를 다시 넋 놓고 보고

그림이 많은 동화책을 수도 없이 반복해 읽고

장난감을 다시 가지고 놀고, 욕심도 내고.

날 좋으면 놀이터에 뛰어나가게 되었다.

아들이라는 친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