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도무지 어떻게 해도 잠이 안온다.
아무리 뒤척여도 포근해지지 않는다.
몸이 편하지 못함을 마음이 더 먼저 알아차려 버렸다.
새벽 달빛의 희끄무리한 실빛이 침실을 침범하고야 말았다. 이를 알아챈 순간 마음에도 헛헛하고 먹먹한 실빛이 침범하고야 만다.
남편의 숨소리가 어둠 속에서 규칙적인 박자를 유지할 때 나는 더 외로워진다. 왜 타인에게 이해받고 배려 받으려하나, 내가 좋아 시작한 일인데. 나의 선택인데 힘들다고 투닥이고 기대와 달리 적절한 위로를 받지 못할 때, 나는 그와 완전히 타인이 된다.
얼마 전 그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게도 흥미가 없어지고 자꾸 눈물이 난다고 썼던 글에 댓글이 달렸다. 자신도 그렇다고. 세상 그 어떤 것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나는 어떻게 하며 극복하고 있냐고.
하루 종일, 며칠 째 그 답글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았다. 여러 말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난 아직까지 댓글을 달지 못하고 있다.
그 어떤 것에서도 위안을 찾지 못하고, 좋아했던 것들도 대면대면 해질 때. 그 누구도 멀게만 느껴지고 내 인생에 의미있던 것들이 힘을 잃어 갑자기 빛이 바랠 때. 혼자 있기 싫지만 그 누구랑 있는 것도 불편할 때.
그 때는 내 인생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나의 마음과 가치관에. 내 스스로를 잘 돌보지 못해 아픈 것이다.
나와 그 댓글을 쓴 사람의 공통점은 육아로 지쳐있었다는 것, 나에게 쓰이는 시간과 돈을 아껴 아이에게 붓고 있다는 것, 유독 나에게 쓰이는 것들을 아까워하고 있다는 것, 어린 자식을 기관에 맡기고 좀 쉬고싶은 생각이 절실하지만 이내 죄책감에 맘 불편해한다는 것...
스스로를 아끼고 최고로 대접해 주지 않으면 서서히 병이 든다. 엄마라서 스스로를 홀대하면 제 먼저 마음이 알고 토라지더라. 그리고 그러하지 말라고 슬픔과 우울함을 부르더라. 외롭고 처량한 시간은 내 주변의 것들도 빛을 잃게 하더라.
그리하여 요근래 나는 당당히 남편에게 나만의 시간을 요구하고 혼자 새벽 산책을 나서는데 쓸쓸한 마음에 눈물이 핑돌더라. 아이 책 대신 나를 위한 책을 한가득 사고, 봄이라 새옷도 한 벌 사고, 아이가 잠시 혼자 놀면 죄책감 없이 잠도 좀 자고...
내가 행복해야 주변도 돌볼 힘이 생기지.
그런거지, 하고 토닥토닥하니 눈물이 멎더라...
하고 댓글을 달아볼까 한다.
분명 그녀와 나의 외로움과 우울은 다른 면이 있겠으나 우리가 함께 괜찮아지길 바라는 맘은 같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