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굽는 엄마

엄마로서의 삶.

by 다다리딩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아이는 순했고 귀여웠다. 밤잠이 없어 덩달아 늘 잠이 모자란 엄마로서의 삶이 시작 되었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헬육아, 산후우울증은 다행히 나를 빗나간 것 같았다.

물론 웃는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이 울었다. 아픈 아이 보기가 두려워서, 이유식 만들다가 돈가스가 너무 먹고 싶어서, 며칠째 감기 걸려 징징거리는 아이보다가 지쳐서, 서운하게 하는 남편이 꼴도 보기 싫어서, 발달이 빠른 또래 아기들 보다 불안해져서, 가끔 어떻게 키워야할지 몰라 무서워져서...

수십 번의 울음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헤아릴 수 없는 벅참이 더 많았다. '환희'라는 단어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순간은 첫 아이를 만나고 부터 시작됐었다. 그 때부터 나날이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은 내 삶이 환희로 차 있음을 느끼게 했다.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삶을 함께하고 있어 참 다행인 나날들이었다.




이런 나에게 있어 엄마가 되고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웃프게도 '생선 굽기'였다. 생선의 희끄무레한 생의 의지를 잃어버린 서글픈 눈동자가 싫고, 비늘을 벗겨 속살을 뼈가 드러날 때까지 발라먹는 잔인성이 싫고, 짭쪼롭한 꼬랑내가 싫어 생선은 절대 안 먹었던 내가 아이에게 다양한 단백질 공급을 하기 위해 고등어를 굽기 시작했다.

아아는 첫 살점을 입에 넣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음~음~귀여운 감탄사엔 거짓이 없었다. 진짜 맛있게 한 토막을 고 작은 입으로 혼자서 다 먹었다. 더 갈구하는 아이를 위해 바스라진 살도 긁어 입에 넣어줬다. 아이는 생선 비린내 나는 손과 입으로 나를 끌어안으며 아주 만족했던 디너였음을 표현했다.

나는 더 자주 생선을 굽기 시작했다.

더 말끔하게 생선을 바르기 시작했다.

엄마가 생선도 안 먹던 녀석이 엄마됐다고 지 새끼 먹이려고 생선을 굽기도 하는구나 놀라워하기 전까지 내가 생선을 왜 싫어했는지도 잊고 있었다. 단지 아이가 좋아하니 나는 안 먹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귀엽고 씩씩한 아들이 밥을 먹기 시작했고 생선을 좋아한다. 입을 있는 힘껏 벌여 받아 먹는다.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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