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이제 뭘 할까'를 고민해 봤을 때

멸종과 진화 사이, 저는 혼자 망할 준비를 합니다

by 김솔솔

새벽 4시 49분. 더 자야겠다 싶어 눈을 감았습니다. 다시 눈을 뜨니 5시. 누워 있는다고 해서 더 잘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어제 글을 한 줄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목에 찬 모래주머니처럼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시작해 놓은 일을 맺지 못할까 봐, 이대로 흐지부지될까 봐 걱정이 됩니다. 불안은 이불속에서 더 빨리 증식하더군요. 이럴 때는 차라리 몸을 일으켜 뭐라도 써 보는 것이 좋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문득 퇴사 전 회사 강당에서 들었던 송길영 박사의 강연이 떠올랐습니다.


희망퇴직의 예고편이었던 '초경량화 시대'

당시 회사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트렌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송길영 박사는 AI의 등장으로 기업이 맞이할 위기를 경고하며 '조직의 초경량화'를 해법으로 제시했지요. 기업은 생존을 위해 비효율적인 조직을 개편해야 하고, 개인은 더 이상 조직의 부속품인 '스페셜티'로 남지 말고 AI 도구를 활용해 '자기 고용'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는 그저 유익한 교양 강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세상이 변하고 있지" 하며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것은 제게 닥칠 미래, 즉 '희망퇴직의 예고편' 이었습니다. 회사는 강연이 있었던 그 다음주 '경영 효율화'를 단행했고, 저는 그 결과로 회사 밖으로 나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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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대기업 희망퇴직.서울을 벗어나 살아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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