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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림 Nov 01. 2022

고물가 시대 직장인 짠테크

글쓰는 직장인

금리도, 물가도 장난이 아니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 투덜댈 때는 농담으로 받아칠 여유가 있었던 것, 지금은 점점 할 말을 잃고 그저 조용히 지갑을 닫게 된다.


사람들은 비싼 물가에 지출 자체를 줄이자는 의미로 '무지출 챌린지', '제로 지출'에 도전한다. 궁여지책으로 '냉파(냉장고 파먹기)', '앱 태크(앱 포인트 챙기기)'를 하며 티끌모아 태산 하듯 포인트 모아, 커피 한 잔 사 먹는 알뜰살뜰 경제도 뜬다고 한다. 허허허 그냥 '한국식 과장법'이겠거니 했는데 금리가 오르니, 대출이자가 는다. 스치고 떠나는 바람 같은 월급이 흔적조차 남기질 않는 수준으로 치닫자(과장 조금 보태서) 자리를 고쳐 앉게 된다.

 

제품을 구매할 때, 꼭 필요한 것인지를 한 번 더 따지게 되고, 꼭 사야 한다면 예전보다 가격비교, 후기 비교를 더욱 꼼꼼하게 한다. 이왕이면 같은 가격에 더 퀄리티가 좋은 물건을 선택하거나, 퀄리티 차별화가 없다면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식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 노력한다.

플렉스, 가치소비, 기분전환 같은 단어들이 구매 동기에서 지워지기 시작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분 관리를 잘 하여 충동구매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간다.


마음의 양식을 쌓아 공허함을 줄이면 소비로 공허함을 메우려는 헛된 시도가 줄어들 거야. 이럴 때 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e-book 구독 서비스가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식비가 오르니 물가 상승 체감이 더한 거 같다.

1인 가구로 주로 식당에서 사 먹거나, 배달시켜 먹는다. 회사 앞 식당 물가는 물가를 체감하는 중요 현장이다. 회사 앞 식당 7~8천 원 하던 백반이 1만 원을 넘기 시작했고, 파스타나 태국식 쌀국수 같은 취향을 담은 메뉴들, 한식보다 2~3천 원 정도 더 비싸던 메뉴들도 덩달아 그 정도 더 가격 상승이 되었다.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는 냄비에서 끌고 있던 개구리처럼 올라가는 물가에 시나브로 익숙해지다, 이제는 슬슬 뜨거워, 너무 비싸졌다는 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그렇게 특별한 메뉴들도 아니지 않은가. 쌀국수나 파스타, 마라탕 같은 회사 주변 인기 메뉴들은 단품으로 가볍게 한 끼 식사할 메뉴들인데, 2만 원이 넘어버리니, 한 달에 20일을 출근한다 치고 곱하기하면 40만 원. 점심 한 끼 식사에 40만 원의 비용이 든다.


보통 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원자재 및 수입물품 원가가 상승했고, 원두값도 피해 가지 못했다고 한다. 필연적으로 커피 가격도 슬금슬금 올라, 새로 생겼다는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한 맛집에 가면 커피 한 잔에 5~6천 원, 드립 커피라도 마시려 하면 7~8천 원에 육박한다.

커피를 물 마시듯 하던 시절이여 안녕. 몸에도 좋지 않았어라며 정신 승리해 보지만, 오후 업무 몰입도를 카페인에 의존했던 사람이라 그저 정신이 혼미하다.

이 또한, 기승전 회사 복지 활용으로. 사내식당과  사내 카페테리아의 저가 커피를 마시거나, 복지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경기라는 것이 본래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는 것이고, 금리는 인상 인하를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회수하는 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하니,

너무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고 서핑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듯 흔들리는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다.

 쓰고 보니, 균형이 아니라 짠테크에 가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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